2018년 10월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공유경제를 포함한 규제 개혁은 기존의 기득권과 보상 체계를 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가지 않을 수는 없는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회적 대타협이 선행되지 않으면 말만 무성하지, 나아가기 어렵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공유경제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그것이 어떤 사회구조를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반면, 2017년 6월 중국 리커창 총리는 국무원 회의에서 ‘공유경제 활성화 지침’을 승인하면서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공유경제를 신뢰해야 한다. 인터넷을 활용한 공유경제가 과잉 생산을 흡수하고 다양한 신사업모델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서둘러 규제를 도입해 위축시키기보다 포용력을 갖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은 공유경제 플랫폼사업자나 자원 제공업체, 공유경제 소비자의 합법적 권리를 보호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명확하게 나선 것이다. 불과 3년이 지난 지금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한 중국의 혁신성장은 놀라울 정도다.
불필요한 생산으로 인한 재고 자산을 줄이는 것이 공유경제의 효과다. 국민이 이미 보유한 유휴 자산을 공유함으로써 개인과 기업의 재정건전성을 높이고 재무 여력을 긴요한 곳에 사용하게 함으로써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을 응축하게 한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데이터기술에 기반을 둔 스마트한 플랫폼기업들이 만드는 플랫폼 기반형 일자리들이다. 이들 플랫폼기업은 전통적 상근형 일자리 대신에 다양한 일거리를 실시간으로 매칭해주는 형태의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해 경제의 체질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에서도 공유경제의 효과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정부는 ‘공유경제란 플랫폼 등을 활용해 자산, 서비스를 타인과 공유해 사용함으로써 효율성을 제고하는 경제 모델’이라고 설명하는 데 그쳤다.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 우리 경제에 어떤 효과를 가져오기에 정부가 이를 추진하는지 명확히 당위성을 설명하지 못한 결과, 공유경제 도입의 전제라던 사회적 대타협은 아직도 요원하다. 국회는 택시조합과 갈등을 빚은 ‘타다금지법’을 통과시키고, ‘n번방’을 잡는다며 플랫폼기업에 성 착취물을 감청하게 하는 규제법안을 통과시키기 직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정책을 추진해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등을 통한 대규모 일자리 창출사업을 전개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2019년 말 기준 국가부채가 1750조원에 육박한 상태에서 한국판 뉴딜정책을 디지털 경제구조로 개편하는 것이라는 뚜렷한 방향성 없이 추진하는 것은 돈만 퍼붓고 경제구조 개선 실패라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판 뉴딜정책은 과잉 생산의 흡수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라는 공유경제의 철학을 토대로 추진해야 한다.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물적·인적 자산의 효율적인 공유를 통한 활용을 목표로 하지 않고 비대면 산업은 바로 자원의 비대면 공유라는 본질을 깨닫지 못하고 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코로나19로 대면 위주의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지금이 바로 공유경제의 사회적 대타협의 적기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테크앤로 부문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