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코로나 사태 100일째인 오늘, 많은 일상이 달라져 있다. 사무실 빌딩을 출입하기 위해 위챗에 연결된 ‘건강코드’를 보여준다. 이 코드는 나의 과거 이동기록과 현재 건강상태를 알려준다. 중국에서는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건강코드’ 없이는 공공장소에 입장할 수 없어 사실상 통행증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점심은 도시락으로 때우거나 메이퇀(중국 음식배달앱)으로 주문해 혼밥을 한다. 남는 점심시간에는 오전에 끝내지 못한 업무를 마무리한다. 퇴근길에 모바일로 저녁거리를 주문한다. 허마센셩(알리바바 O2O 플랫폼)에서 신선식품들을 주문하고 집에 도착하여 택배 보관소에 찾는다.
무슨 일이든 3주만 지속돼도 습관이 된다는데, 코로나로 바뀐 일상이 3개월째 지속되고 있으니 습관을 넘어 이제 일상이 됐다. 그 과정에서 뜨는 산업도 있다. 언택트 산업이 대표적이다. 감염이 유행하면서 사회적·물리적인 접촉에 대해 공포감이 커지면서 비접촉·비대면이 가능한 서비스와 상품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진 것이다. 백신이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러한 트렌드는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진 않다.
재택근무에 필요한 각종 화상회의 어플은 필수가 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딩톡, 텐센트 미팅, 위챗워크 등 원격근무 및 채용 관련 어플의 다운로드 횟수는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매장에 가는 사람은 줄어든 대신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문전성시다. 실제로 3월 중국의 온라인 소매판매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비재 소매총액이 전년 대비 19%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코로나가 가장 맹위를 떨쳤던 춘절 연휴기간 신선식품 플랫폼 주문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이 기간 외출금지령과 마트 폐장으로 신선식품 구매를 온라인으로 할 수밖에 없어 발생한 현상이지만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소비 패턴으로 자리 잡을 것 같다.
코로나는 중국인들의 생활뿐 아니라 중국의 4차산업 기술에도 영향을 끼쳤다. 기업들은 사람 간 접촉을 차단해 감염을 막는 기술과 장비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첨단 기술기업들은 14억인구를 대상으로 빅데이터, AI, 로봇 기술을 실험할 기회를 얻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앞으로 5G, AI, 산업 인터넷망, 빅데이터 센터 등 첨단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돼 중국의 4차산업 관련기업들의 발전은 5G급으로 빨라질 것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며 급성장한 중국의 언택트 경제로 중국인들의 생활과 비즈니스 생태계 전반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코로나 이후 중국 시장에 진출할 우리 기업은 최근 중국 소비자들이 어떻게 일하고 쉬고 생활하는지 면밀히 관찰해 제품과 서비스에 녹여내야 한다. 변화가 큰 시기에 뜨고 지는 분야는 무엇인지, 그 분야의 선도 기업은 어떤 사업들을 추진하는지, 협업 기회를 만들어내고 벤치마킹해야 한다. 아무것도 만지지 않으려다 형성된 중국의 언택트산업, 잡아야할 때다.
윤보라 KOTRA 베이징무역관 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