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지 웰트주식회사 대표2009년 의사로 보건복지부에서 근무한 뒤 2014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 C랩에서 스마트벨트를 연구하다 분사해 2016년 7월 웰트를 설립했다. 그해 8월 건강관리 스마트벨트를 세계 처음 선보였다. 지난 1월 ‘CES 2020’에서 신제품 ‘스마트벨트 Pro’로 혁신상을 받았다. 스마트벨트에 이어 헬스케어와 신기술의 융합에 대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강성지 웰트주식회사 대표2009년 의사로 보건복지부에서 근무한 뒤 2014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 C랩에서 스마트벨트를 연구하다 분사해 2016년 7월 웰트를 설립했다. 그해 8월 건강관리 스마트벨트를 세계 처음 선보였다. 지난 1월 ‘CES 2020’에서 신제품 ‘스마트벨트 Pro’로 혁신상을 받았다. 스마트벨트에 이어 헬스케어와 신기술의 융합에 대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 감염병 대응체계는 여전히 헛점이 많다. 그러나 재난도 뒤집어 보면 기회요소가 발견된다. 팬데믹 공포 앞에서 원격의료와 디지털 헬스케어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코로나19 긴급제언’연재를 4회에 걸쳐 싣는다. 필자는 모두 의사 출신으로, 정보통신기술(ICT)로 감염병 문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대표들이다.

정확히 10년 전 신종플루가 전 세계를 휩쓸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신종코로나(COVID-19)로 전 세계가 다시 전염병 위기 ‘심각’을 맞이한 상황이다.

10년 만에 인류 앞에 등장한 이번 바이러스는 무증상 감염이라는 스텔스 무기를 장착해 돌아왔다. 지금 우리에게는 2009년의 타미플루와 같은 최종 방어선조차 없는 상태다. 지난 10년간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필자는 10년 전 공중보건의사로 보건복지부 신종플루대책본부에서 근무했다. 의과대학을 갓 졸업한 풋내기 의사에게 신종플루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의 혼돈이었다. 하지만 당시 대책본부를 이끌었던 정은경 과장(현 질병관리본부장)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상사이자 스승이었다.

당시엔 스마트폰도 카카오톡과 같은 SNS도 얼리어답터의 전유물일 뿐이었다. 대책본부에서는 전국 260여개 보건소에 환자 발생상황과 타미플루 보유량 등을 조회하기 위해 연신 전화를 돌리고 있었고, 거점병원을 지정하고 나서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들은 뉴스를 통해 상황을 인지하며 크게 동요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지속했다. 타미플루가 부족해지기 직전에 백신 개발이 완료돼 전국민 접종과 함께 상황은 종료됐다.

그 후 나는 보건학의 중요성을 깨달아 보건학 학위를 선택하게 됐고, 보건학이 정보기술(IT)를 만나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흐름을 따라 2014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합류했다. 삼성에서 검토한 다양한 기술들은 지금까지의 보건학 개념들을 완전히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었다.

실제로 지난 10년 간 IT 발전은 눈부셨다. 이번 대책본부의 상황판만 봐도 IT를 통해 각 지자체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정확히 파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무자들도 그룹채팅을 통해 서로의 상황을 긴밀히 주고받으며 현명하게 대응해나가고 있다. 배달앱은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필요한 거의 모든 물건들을 구할 수 있게 해주고 있으며, 화상채팅을 통해 직접 만나지 않아도 소통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다른 쪽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 없다. SNS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코로나19보다 더 빠르게 전파되며 국민을 공포로 전염시키고 있다. 바이러스 자체가 가진 위험보다 집단이 느끼고 있는 공포를 다스리는 게 더 어려운 상황이다.

그 사이를 틈타 원격의료와 같은 키워드도 의학적 필요와 관계 없이 무분별하게 등장하고 있다. 원격진료와 의약품배송이 필요한 건 기저질환자들이 먹던 약이 떨어져 바이러스를 뚫고 병원에 가는 위험을 감당하지 않게 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많은 수의 외래환자가 3분 진료와 간단한 검사 후 재처방을 받기위해 3개월마다 지방에서도 KTX를 타고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오기 때문이다.

필자도 원격의료와 관련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듣고 같이 고민하고 있다. 그렇지만 솔직히 현재의 코로나바이러스 진단과 치료는 1339 전화 외에 원격의료기술로 도와줄 방법이 없다. 설사 원격의료가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의학적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준비 없이 시작된다면, 시스템 미비에 따른 의료사고로 인해 코로나 이후 더 큰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부디 우리 사회 모두가 이성을 되찾아 정부의 지침을 참고하고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그리고 잠시라도 각자의 이기심을 내려놓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가진 기술과 실력을 선보인다면, 바이러스와 전쟁이 끝난 이후 디지털 헬스케어가 기여한 진짜 가치를 알아줄 근거가 자연스럽게 마련돼 있을 것이다. 전 세계 최고 전문가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보건복지부 의 ‘코로나 역군’을 응원하며 이번 위기도 잘 넘기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