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 논란 원천 차단 조치
원금 보장 원할땐 6등급 상품만
하나은행이 투자자 위험성향보다 높은 위험등급의 펀드가입 권유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지난해 파생결합상품(DLF)과 라임펀드를 겪으면서 불거진 불완전판매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하나은행은 지난 21일 ‘금융투자상품 투자권유준칙’(이하 준칙)을 개정했다. 이 은행은 2009년 2월에 처음 준칙을 마련했고 직전 개정은 지난 2017년 4월에 있었다.
자본시장법(50조 1항)에 따라 금융투자협회가 마련한 ‘표준투자권유준칙’을 토대로 각 판매사들은 저마다 투자권유준칙을 마련해 따르고 있다. 은행 입장에선 일종의 ‘펀드판매 교범’이다.
하나은행의 이번 개정에서 바꾼 내용은 모두 10가지다. 이전까지 활용하던 준칙 가운데 모호했던 문구를 구체적으로 바꾸고, 소비자 보호에 필요한 조건을 새로 넣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개정에서 ‘투자자의 투자자성향 보다 투자위험도가 높은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권유를 하여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명시했다. 기존의 준칙에는 은행의 소극적인 책임만 명시하고 있었다. 더불어 투자자정보 확인서에 고객이 ‘원금손실을 원하지 않는다’고 응답하면 투자위험이 6등급(매우낮은 위험)인 상품만 가입할 수 있다는 단서를 새로 반영했다.
작년 5월 서울의 한 하나은행 영업점에서 라임펀드에 1억5000만원을 투자한 A씨는 직원 권유를 듣고 안전지향 상품에서 고위험 상품으로 갈아탄 사례다. 그는 “기존에 MMF에 1억원을 넣어두고 있었는데 직원이 5%짜리 이자상품이 있다며 (라임펀드를) 추천하더라”면서 “그 과정에서 내 투자성향이 어느정도인지 펀드 위험도는 뭔지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기존에는 은행이 특정 고객의 투자자정보를 이미 알고 있다면, 고객의 동의없이 추가 투자성향 분석 없이 투자권유를 할 수 있었다. 고객의 현재 재무현황에 따른 자금관리 계획, 소득현황, 투자계획 등을 업데이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 준칙에선 기존의 투자자정보 이용을 배제(‘현재 투자하고자 하는 자금의 성격을 포함한 새로운 투자자정보를 파악한 후 투자권유를 해야 한다’)하도록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판매사들이) 단순히 절차를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설명이 이뤄지고 필요한 정보가 제공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펀드를 역시 대거 판매한 우리은행은 작년 10월 자체 ‘금융투자상품거래를 위한 투자투자권유준칙’을 개정했다. 이 은행은 준칙과 별개로 운영하는 ‘집합투자상품 표준판매매뉴얼’을 작년에만 3차례(7·11·12월) 개선했다.
박준규·홍태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