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겪고도 해외발생 신종 감염병 대응 공중보건 체계 취약

공중보건 역량 리트머스 시험지 결핵발생률 · 사망률 OECD 1위

“시군구 보건소와 지자체, 공공의료기관 공중보건 역량 키워야”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우리나라의 보건인프라가 의료장비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지만 감염병 대응 등 공중보건 역량은 최하위 수준으로 극과 극을 달리면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처하는데 빈틈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취약한 공중보건 역량을 시급히 강화해야 신종 바이러스 출현 등 감염병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수 있다는 얘기다.

[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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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자기공명영상(MRI) 보유 대수는 인구 100만명당 29.1대, 컴퓨터단층촬영기(CT 스캐너)는 38.2대로 OECD 평균인 MRI 17.4대, CT 스캐너 27.8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의료장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감염병을 막는 공공의료, 공중보건 역량은 OECD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는 공중보건 역량의 리트머스 시험지인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이 OECD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만 한 해 약 3000명이 결핵으로 인해 사망한다.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이 OECD 1위라는 건 그 만큼 우리나라의 공중보건 역량이 취약하다는 증거다.

정부는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신종 감염병 창궐을 대비하기 위해 ‘감염병 전문병원’ 5곳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신종코로나 상황을 맞을때까지 단 한 곳도 설립하지 못했다. 현재 조선대병원만 준비중인데 개원은 2023년 예정이다. 계획대로 됐다면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인 국립중앙중앙의료원에 150개 이상의 음압격리병실이 가동되는 것은 물론 권역별로 지정된 최대 5곳의 의료기관에 36개 이상의 음압격리병실이 확보됐어야 했다.

감염병의 원인과 전파 경로 등을 파악하는 핵심인력인 역학조사관 부족은 심각하다. 현재 시, 도 소속을 다 합쳐도 역학조사관은 전국 130명뿐이다. 질병관리본부 소속 역학조사관 77명 가운데 역학 업무 전문성을 인정받은 ‘전문임기제’ 인력은 32명에 불과하다.

해외감염병 차단을 위한 최일선을 지키눈 검역 인원 역시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기준 해외입국자는 4788만명인데, 검역인력은 453명에 불과하다. 1인당 10만5000명의 검역을 책임져야 하는 셈이다. 입국자가 집중적으로 몰리는 인천공항 검역인력은 165명에 불과하다. 2018년 45명 증원 예산은 20명으로, 지난해 22명 증원 예산은 19명으로 매년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돼 왔다.

전문가들은 “해외유입 감염병 신고 감시체계와 진단은 물론, 환자 관리, 접촉자 파악과 관리 등 감염병 관리에 필요한 모든 역량이 갖춰져야만 신종 감염병 대응에 만전을 기할 수 있다”며 “시군구 보건소와 지방자치단체, 의료계 등 나라 전체의 공중보건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