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8 행복정책’추진 안승남 시장,‘구리시민 행복증진 조례(안)’제정에 심혈 기울인다

행복영향평가·시민행복지표 개발·시민행복도 조사 등 시책의 시민행복기여도 검증

안승남 구리시장
안승남 구리시장

[헤럴드경제(구리)=박준환 기자]구리시(시장 안승남)가 행복지수 세계 1위 나라인 ‘부탄(Bhutan)’의 지혜에서 벤치마킹한 시민행복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

그 첫번째 시험대가 8시간 집중 근무제인 8·8·8 행복정책. 안승남 시장은 지난 8월 24일부터 30일까지 행복실현지방정부협의회 주관의 연수단 일원으로 부탄을 방문, 국민총행복(GNH)정책을 체험하고 지난 9월 10일 열린 전 직원 대상 월례조회에서 이를 공식화했다.

이어 지난 10월 17일 행복실현지방정부협의회 창립 1주년 기념으로 국립무형유산원 국제회의장에서 ‘지방분권과 주민행복’을 주제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일과 삶의 적절한 균형을 실천하는 워라벨(Work-Life Balance)중심의 ‘8·8·8 행복정책’을 공론화했다.

전국지방자치단체로는 사실상 처음으로 도입하는 ‘8·8·8 행복정책’은 하루에 8시간은 집중해서 근무하고, 8시간은 자기개발 및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활동하며, 나머지 8시간은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유연한 근무환경 조성이다.

이는 관행이라는 명분으로 고착화되었던 공직사회의 획일화(劃一化)된 근무환경을 혁신적으로 개혁하겠다는 의미이다. 세부적으로는 지난 2017년 고용노동부가 제안한 ▷정시 퇴근 ▷퇴근 후 자기개발 ▷업무집중도 향상 ▷생산성 위주의 회의 ▷명확한 업무지시 ▷유연한 근무 ▷효율적 보고 ▷건전한 회식문화 ▷연가사용 활성화 ▷관리자부터의 실천 등을 공공인 구리시가 행동 지침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잦은 초과근무는 점진적으로 축소하거나 아예 폐지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예산절감효과를 일자리 나누기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방침은 먼저 공직사회가 솔선수범하고, 이어 시민사회에 파도를 일으키는 동기부여가 되어 궁극적으로 시민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참여하는 시민행복시대의 새로운 공동체의 문을 열겠다는 게 안승남 시장의 복안이다.

지난 4월 북유럽 4개국 공무원 국외연수 국가 중 대표적인 세계행복지수 나라 덴마크에서 체험한 행복의 비결인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소박한 삶의 여유를 즐긴다는 의미를 담은 ‘휘게라이프(Hygge Life)’도 구리시의 8시간 집중 근무제를 착안하는데 큰 영감(靈感)으로 작용했다.

그러면 안승남 시장이 벤치마킹해 이러한 정책을 착안한 부탄은 어떤 나라일까?

지난 2018년 10월 수원시에서 구리시를 비롯한 38개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시민행복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설정하고,‘더불어 행복한 지역공동체’를 추구하는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을 위해 ‘행복실현지방정부협의회’를 창립했다. 행동강령으로는 도시유형별 행복지표 공동개발, 분기별 행복정책포럼 개최, 국제회의 회원 지자체 간 행복정책 현장 견학 등 행복 실현을 위한 주요 정책 사업을 추진키로 정했다.

그 첫번째 행복정책 현장 견학사업이 지난 8월 안승남 구리시장, 최대호 안양시장, 이항진 여주시장 등 10개 지방자치단체가 참가한 ‘부탄’연수였다. 연수단의 목적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성장이 아니라 사회시스템을 시민총행복의 관점으로 새롭게 전환하자”는 취지로 부탄 국왕 직속인 국민총행복위원회와 국무총리, 교육부, 보건부를 방문해 무상교육, 무상의료 추진현황을 공유하고, 포괄적인 협력사항을 논의하기 위함이었다.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면서도 정작 지도에서조차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부탄은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한 인구 82만명의 작은 나라. 1인당 국민소득(GDP)이 3000달러도 안되지만 ‘국내총생산(GDP)보다 국민총행복(GNH)’을 더 중시하는 국정운영으로 주목받고 있다.

GNH정책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국민행복지표’를 두고 2년마다 ‘국민총행복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영국 유럽신경제재단(NEF) 조사 결과 ‘국민의 97%가 행복하다’고 할 정도이다.

부탄 정부는 국민총행복(GNH)의 4대 기둥요소로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사회경제 발전, 문화의 보전과 증진, 생태계의 보존, 굿 거버넌스(민·관 협력의 민주주의)’ 등을 제시하고, 심리·건강·교육·문화다양성과 복원력, 시간이용·삶의 수준·생태다양성과 복원력, 공동체활력·굿 거버넌스 등 9개 영역에서 33개의 지표들을 실천지침으로 담고 있다. 그리고 항시적으로 국민총행복지수를 개발하고, 국민총행복을 조사하고, 국민총행복 실현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부탄의 4대왕 ‘지그메 싱게 왕축’은 “모든 나라 정부와 국민들이 경제적 부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것을 성취한 사람들은 안락한 생활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부가 늘어나도 빈곤하고, 비참한 삶을 살고, 심지어 사회적 소외를 당하고 있다”며, “따라서 한 나라의 발전정도는 사람들의 행복에 의해 측정되어야 하며, 그런면에서 ‘GNH가 GDP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다.

현재 부탄 5대 왕인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는 한걸음 더 나아가 “내가 국가를 위해 봉사하면서 몇 개의 우선순위를 갖고 있으며, 그 중 첫 번째가 교육”이라고 했다. 그가 강조한 교육은 역량강화를 통해 사회적 형평을 실현하고 자아실현을 촉진하여 개개인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좋은 교육은 자신감, 판단력, 성한 품성, 그리고 행복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함과 동시에 학교는 아이들에게 공평한 성공의 기회를 보장하여 개인의 성취가 인종이나 부모, 성, 사회적 연고에 의해 결정되지 않도록 했다.

그리고 GNH의 원리와 가치를 교육과정에 주입하고 인간과 자연과 동물이 공전하는 지속가능한 녹색부탄을 위해 그린스쿨(Green School)을 채택했다. 물론 모든 공교육과 의료는 무상복지이다.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정책의 시초는 1929년 부탄 법전에 ‘정부가 백성을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면 정부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부탄 학생들을 만난 안승남 구리시장. [구리시]
부탄 학생들을 만난 안승남 구리시장. [구리시]

안승남 시장은 바로 이 교육에 주목했다. 부탄의 행복 정책은 교육을 통해 ‘아직 행복하지 않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간파했다. 그래서 경제적으로는 풍요롭지 않지만 마음의 여유가 있고, 화려하게 꾸미지 않았지만 평범한 삶 속에서도 그들만의 행복을 느끼고, 누리며 사는 부탄의 모습에서 모든 관점이 결국 개인으로부터 시작해서 공동체로 모이는 것, 이것이 국민의 행복임을 봤다. 구리시 공직자부터 행복도시를 선도하기 위해 8시간 집중 근무제를 포함한 ‘8·8·8 행복정책’을 추진한 배경이 됐다.

안승남 시장에게 부탄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가족과 친구, 이웃 간의 사회적 유대와 사회 안전망을 얘기했다. 부탄 어디를 가든 ‘남’이 거의 없었다. 가까우면 부모와 형제이거나 조금 멀면 사촌이다. 즐거움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 문화가 그들의 행복 근원이었다.

안승남 시장은 “물질적 풍요만으로 따지면 GDP가 높은 나라가 으뜸이겠지만 개인소득 3000달러에 불과한 부탄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이 도시의 주인인 구리시민은 이 시대의 화두인 저녁이 있는 삶인 ‘워라벨’과 덴마크의 행복 비결인 휘게라이프, 그리고 부탄의 GNH로 귀결되는 새로운 공동체시대를 열어갈 ‘구리, 시민행복 특별시’구현을 위해서는 구리시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안승남 시장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오는 12월 예정된 구리시의회 정기회에 ‘구리시민 행복증진 조례안’제정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앞서 행복전문가와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비롯하여 오는 12월 전 직원 월례조회에서는 일반 시민들도 참여한 가운데 부탄 연수를 기획했던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 박진도 위원장을 초빙, 부탄의 국정철학과 구리시의 접목 방안에 대한 강의를 듣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박진도 위원장은 “어느 나라이든 지도자의 철학에 따라 국민들의 행복이 좌우되는 것이고, 부탄은 이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며 부탄의 국민들이 지도자를 존경하고 믿는 이유를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구리시는 주요 정책이 정말 시민 행복에 기여하는 지를 사전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행복영향평가’와 더불어 시에 가장 적합한 시민행복지표를 만들고, 그에 기초해서 시민행복도조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함과 동시에 누가 어떤 점에서 행복한지, 덜 행복한지를 측정해서 대안을 모색하고, 이러한 정책이 힘 있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시장 직속의 ‘구리시민행복위원회’를 둘 필요가 있다”고 권유했다. 구리시도 구리시민 행복증진 조례 제정 후속책으로 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안승남 시장은 “부탄, 덴마크를 연수하면서 절실하게 느낀 것은 모두가 행복한 사람들이 사는 공동체는 차별없이 균등하게 경제활동 참여 기회를 주고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불평등 완화”라며, “구리시민 행복증진 조례가 제정되는 2020년은 ‘자신의 행복, 가까운 사람의 행복, 지역행복’이 실현되는 구리시만의 행복증진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위한 범시민 실천운동을 시작하는 원년의 해가 될 수 있도록 800여명의 공직자와 함께 행정역량을 모아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