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한 입지속 신세계 흑자 성공
현대百 면세점, 손익분기점 근접
백화점과 시너지 ‘명품입점’ 효과
외국인 관광객 확대 등은 숙제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이 빠르게 시장 안착에 성공하고 있다. ‘면세점=강북’이라는 공식을 깨겠다며 면세 강남시대를 연지 불과 1년여 만이다. 한화갤러리아와 두산 등이 면세 시장에서 손을 들고 나간 상황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는 백화점 등 유통 계열사와의 시너지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서 치열한 면세 업계에서 살아남은 것으로 풀이된다. 면세 사업이 결국 규모의 경제와 양극화로 갈 수 뿐이 없다는 방증인 셈이다.
19일 면세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센트럴시티에 개장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올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3% 급증했다. 본점인 명동점(신장율 30%)과 함께 그룹내 면세 사업 계열사인 신세계DF의 양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면세점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일평균 매출도 9월말 현재 16억원 선으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개점 5분기 만인 9월말 현재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의 영업이익은 10억원의 수익을 내는 등 흑자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개점 2년내 흑자전환’이라는 내부 목표보다 3분기 가량 빠른 셈이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그룹이 면세 점포별 수익을 공개하지 않지만, 강남점의 매출과 영업이익률 등을 고려하면 소폭의 흑자를 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세계보다 4개월 후에 개점한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은 아직 흑자전환은 못했지만 영업적자를 대폭 줄이는 등 수익성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무역센터점의 영업적자는 지난해 4분기 256억원을 기록, 고점을 찍은 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올 3분기에는 171억원의 적자로, 전분기보다 적자폭을 20억여원 줄였다.
일평균 매출도 9월말 현재 시장에서 손익분기 기점으로 평가하는 23억원 선까지 올라왔다. 덕분에 연말에는 올해 매출 목표인 67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하는 것은 물론, 7000억원 돌파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예상을 하고 있다.
강남 지역 면세점들이 불리한 지리적 위치에도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백화점 계열사와의 시너지 덕이라는 분석이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은 모두 계열사인 백화점과 같은 건물을 쓰면서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 집객도 가능한 구조였다. 최근 시장에서 철수한 두산면세점은 백화점 계열사가 없었고, 한화는 갤러리아백화점과 분리돼 있어 백화점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특히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명품을 관리해 온 백화점의 인맥과 명동점, 인천공항점 등 타지점과 공동 구매로 경쟁사보다 빠른 속도로 ‘규모의 경제’가 가능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비슷한 시기에 개장한 경쟁사보다 명품 브랜드 유치 속도가 빨랐다. 오메가, IWC, 예거르쿨트르, 에르메스 워치 등 고급 시계 매장은 물론 발렌시아가, 몽클레어, 발렌티노, 페라가모, 버버리 등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3대 명품인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 등과도 입점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명동지역 면세점에 비해 내국인 비중이 높다보니 외형 확대나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정부의 면세 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최근 내국인의 면세 물품 구입과 관련, 구매 한도는 5600달러로 늘렸지만 면세 한도는 600달러로 유지했다. 이와 함께 따이궁(중국 보따리상) 위주의 영업으로는 상대적으로 송객수수료 부담이 더 커 수익성 담보가 어렵다. 때문에 제도 개선은 물론, 인바운드 관광객 확대가 절실하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가 계열사 등과 시너지가 가능한 회사와 아닌 회사로 양극화하면서 신세계처럼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대기업만 살아남고 있다”며 “현대백화점이 시내면세점 면허를 추가로 획득하려는 것도 백화점과의 시너지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