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30년차 맞은 현지 르포
매립률 여전히 12%수준 머물러
민간에 맡긴 채 관은 ‘내몰라라’
정부 주도로기반시설 확충 속도
수변도시·관광 등 콘텐츠도 고민
12.1%. 1989년 기본계획이 발표된 이후 사업 30년 차를 맞는 새만금 간척 사업의 매립 완료 비율이다. 전체 291㎢ 가운데 35.1㎢만이 매립됐다. 방조제가 완성된 2010년 이후 10년 동안 매립사업이 진행된 걸로 치면 산술적으로 2100년은 돼야 매립이 끝날 것으로 계산될 만큼 진척이 느리다.
지난 14일 새만금 사업현장을 방문해 눈으로 확인한 결과도 수치 상으로 받은 인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방조제에 올라서서 주변을 둘러봤을 때 어디가 방조제 안쪽 사업지이고 어디가 아닌지 분간이 안될 만큼 사방이 온통 바다였다. 바다 한가운데 저기 어딘가에 수변 도시가 들어설 거라는 현장 공사 관계자의 손가락 끝을 따라 시선을 옮겨봐도 ‘벽해(碧海)가 상전(桑田)이 될 것’이라는 말만큼 현실감 있게 다가오지 않았다.
사업지의 면적 자체가 워낙 넓은 탓도 있지만, 사업 관계자들은 “과거 정부에서 사업 추진에 의욕을 보이지 않고 민간에 많은 것을 내맡겨 둔 탓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관광레저용지로 개발 중인 신시·야미 지구(여의도 면적의 약 3분의2 가량인 193만㎡)만이 민간이 매립한 용지다.
이에 현 정부는 사업을 민간에 내맡겨두지 않고 정부 주도로 해나가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주요 용지매립을 민간주도에서 공공주도로 전환하고 신항만과 도로 등 핵심 기간시설을 빠른 시일 내에 확충해 새만금을 환황해 경제권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씀드렸다”라며 “새만금개발공사는 도민의 뜻에 부응해 공공주도 새만금 개발에 박차를 가해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새만금개발청 예산도 지난 2014년 186억원에 불과했던 것이 2017년 1213억원, 지난해 2805억원, 올해 2562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내년에도 정부 예산안에는 2795억원이 반영된 상태다.
새만금개발청이 당장 공을 들이는 일은 도로와 같은 미흡한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것이다. 동서도로를 포함해 가로축으로 3개 도로, 세로축으로 3개의 도로를 만들어 총 6개의 도로를 바둑판 모양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김일환 새만금청 차장은 “동서·남북도로와 같은 기반시설이 제대로 돼 있지 않으면 접근성이 떨어져 다른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내년 예산도 약 80%에 달하는 2202억원이 동서도로와 남북도로 1·2단계 개통을 위해 투입된다.
그러나 기반시설만 갖춘다고 해서 사업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새만금에는 현재 4개의 기업만이 입주해 시설을 가동하고 있으며, 그마저도 2016년 마지막으로 입주가 이뤄진 뒤 3년 가까이 신규 입주가 없었다. 군산 지역 경제가 무너지면서 국가산업단지의 빈 공장이 늘어나자 굳이 새만금까지 찾아들어올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지난해 정부가 산단 내 ‘장기(최대 100년) 임대용지 조성사업’ 등 각종 지원 정책을 펴면서 입주계약 체결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사업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공사는 오는 2024년까지 총 1조1066억원을 들여 친환경 스마트 수변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스마트 수변도시는 규모 6.6㎢, 수용 인구 2만명 수준의 도시를 새만금 부지 내에 조성하는 사업이다. 또 육상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사업과 고군산군도 케이블카, 무녀도 복합관광휴양단지 조성사업 등 관광레저 분야의 사업도 지속 개발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강팔문 새만금개발공사 사장은 “내년 초 여러 가지 형태의 관광사업, 리조트, 테마파크 등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시장성이 있는’ 도시, 즉 사람들에게 팔릴만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