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일본 오키나와(沖繩) 나하(那覇)에 있는 인기 관광지인 슈리성(首里城)에서 불이나 중심 건물인 정전(正殿·세이덴) 등이 모두 탔다.
NHK에 따르면 31일 오전 2시 40분께 슈리성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들어온 뒤 소방차 30대가 출동해 진화에 총력을 쏟았으나 슈리성의 중심 건물인 정전 외에 북전(北殿)과 남전(南殿) 등 주요 목조 건물이 모두 소실됐다.
이번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리성은 오키나와의 옛 독립국인 류큐(琉球) 왕국 시대인 약 500년 전에 지어진 건물로, 1933년 일본 국보로 지정됐다.
그러나 태평양전쟁이 막바지였던 1945년 오키나와 전투 당시 일제 육군부대 사령부가 주둔해 있었던 탓에 미군의 공격으로 완전히 파괴됐다가 1992년부터 정전을 시작으로 전체 건물이 차례로 복원됐다.
류큐왕국을 상징하는 슈리성의 대표 건물인 정전은 류큐왕국 시대에 건축된 최대 목조 건축물이다.
슈리성 터는 2000년 오키나와에 있는 다른 성의 유적과 함께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슈리성에서는 지난 27일부터 내달 3일까지 일정으로 류큐왕국 시대의 의식을 재현하는 ‘슈리성 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경찰은 불이 난 이날 새벽까지 축제 행사를 준비하는 작업이 진행됐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