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가격 신경쓰지 말라.”

현대차그룹이 강남 마지막 노른자위땅인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새 주인이 됐다.

한전은 지난 29일부터 진행해 온 부지 입찰 절차를 종료하고 이날 응찰자들의 제출 가격 등을 검토한 결과 최고 가격을 써낸 현대차그룹을 낙찰자로 선정했다. 낙찰 가격은 10조5500억원이다. 부지 감정가인 3조3346억원보다 3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전부지 일대를 국제교류 복합지구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지난 4월부터 한전부지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당시 정 회장이 한전부지 인수는 부동산이나 가격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의 비전이 달린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청사진부터 만들어 외부에 정확하게 알리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또 인수를 시도해서 ‘안 되면 말고 식’이 아니라 가격에 신경 쓰지 말고 반드시 인수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는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 한전부지 낙찰 가격을 4조∼5조원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현대차그룹은 처음부터 이를 뛰어넘는 ‘통 큰’ 가격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여겨졌던 삼성의 응찰 금액은 5억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높은 입찰가가 그룹의 부담으로 돌아오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그룹의 향후 100년을 내다보고 내린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현대차는 독일 폴크스바겐 본사와 출고장을 겸하고 있는 자동차 테마파크 ‘아우토슈타트’처럼 한전부지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한층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anju101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