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 본사 둔 넥슨 ‘일본 기업’ 비방
-결제업체 日 사업 지연·축소
-보안기업들 재계약에 악재 우려
-日카메라 업체 국내 여름 특수 실종
[헤럴드경제=정태일·박세정·채상우 기자]일본이 2일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간소화 우대국가)에서 제외하면서 두 나라에 진출한 IT기업들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일시적인 불매 운동을 넘어 지금까지 구축했던 주력 사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일본의 조치를 계기로 한일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들이 받는 매출 타격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2일 IT업계에 따르면 보안업체들은 이번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로 일본 지역 수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안업계에 따르면 정보보안 시스템 개발 및 공급 분야에서 일본 시장 수출 비중이 44.1%로 일본은 국내 보안 기업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일본 통신사 N사에 보안 장비를 공급 중인 윈스는 일단 올 상반기까지 일본 수출액 58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44억원 증가했다. 연내 100억원 이상을 전망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더 큰 문제는 내년 이후다.
현재 사업이 2020년 이후 후속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양국 갈등이 깊어지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윈스 관계자는 “당장은 현지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지금 공급 중인 보안 장비에 버그가 없는지 등 유지·보수 중심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현지에 법인을 세운 지란지교와 이글루시큐리티도 재계약 문제에 차질을 생길 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 개최될 도쿄 올림픽 관련 보안 사업 경쟁에서 국내 보안 기업들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현 단위로 크고 작은 사업이 나올 수 있는데 이번 사태로 다른 나라의 외산 보안 제품에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국내에 진출한 일본 IT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의 강도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미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입고 있고 있는 캐논, 니콘, 소니 등 일본 카메라 기업들은 영업이 더욱 위축될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올 여름 휴가철 특수에도 이들 기업들은 예년보다 판매량이 확연하게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마트 등 일부 대형 유통점에서 일본 카메라 제품의 프로모션 활동을 전면 금지해 판촉 활동이 사실상 올스톱됐다. 국내에 진출한 일본 카메라 업계 관계자는 "올해 7, 8월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본 카메라 판매량이 예년 대비 20~3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에 본사를 둬 불매운동의 타깃이 되고 있는 국내 게임업체 넥슨은 양국간 갈등이 장기화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넥슨이 일본 기업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넥슨 본사가 일본에 있는 것을 근거로 들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47.98%의 지분을 가진 모회사 NXC는 엄연히 한국 기업"이라며 "일본 기업으로 오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 확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