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Joseph Schumpeter)는 철도 산업이 역마차 사업주가 아닌 새로운 ‘혁신 기업가들’에 의해 시작됐다는 점에서 깊은 영감을 얻었다. 그는 신생 기업일수록 기존 구도에 안주하기 보다 산업을 재창조하려는 속성을 지녔다고 봤다. 슘페터는 이같은 재창조 과정을 ‘창조적 파괴’라고 불렀고 경제 구조를 재편하는 핵심 원동력이라고 믿었다.

기술의 급격한 발전 속에서 ‘창조적 파괴’ 또는 최근 비슷한 개념으로 쓰이는 ‘파괴적 혁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디지털 환경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고객의 기대 수준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고객은 모바일로 보험에 가입하거나 보험금을 청구할 때 각 보험사의 서비스를 비교하는 게 아니라 아마존이나 위챗페이같은 다른 영역의 IT기업과 비교한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고객들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 본인에게 유리한 회사로 쉽게 갈아탄다. 이들은 금융거래를 위해 은행이나 보험사를 직접 방문하거나 콜센터 상담원과 통화하기보다 온라인 비대면 거래를 더 좋아한다.

보험사들이 개선시켜야 하는 디지털 서비스는 고객 서비스뿐이 아니다. 여러 보험사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대리점(GA)이나 통합보험관리플랫폼업체들은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더욱 유연하게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직면해있다.

그렇다면 전통적 보험사가 디지털 역량을 효과적으로 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해법은 바로 보험 서비스의 미래를 상상하고 있는 인슈어테크 기업과의 파트너십에 있다.

얼마전 한국 메트라이프생명은 보험계약 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모바일앱 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이때 유연한 API를 개발하고 변경요건을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애자일 개발 방법론(Agile Development Methodology)을 채택했으며, 인슈어테크 기업 ‘디레몬(dLEMON)’과의 파트너십을 맺었다.

디레몬과의 협력 프로젝트를 통하자 개발 속도가 크게 단축됐다. 시제품이 나오기까지 수개월 밖에 안 걸리고 비용이 절감됐다. 별도의 관리인력 없이 전 과정이 100% 자동으로 구현되는 솔루션으로 개발하면서 효율성도 높아졌다. 또한 보험 가입설계에서부터 인수심사(underwriting)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유연한 구조로 설계됐다. 이 외에도 애자일 개발 방법론의 핵심인 테스트앤런(Test-and-Learn) 프로세스를 통해 사용자의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었다.

링크드인(LinkedIn)의 공동창업자 리드 호프만은 기업가들을 향해 “불완전한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회사 경영의 성패는 속도에 달려있다”며 “고객들이 실제 좋아하는 것을 얼마나 빨리 만들어 낼 수 있는 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필자는 이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고객들이 바라는 것은 단순하면서도 본질에 충실한 서비스다. 앞으로 보험은 숨을 쉬듯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고객들에게 다가설 수 있어야 한다. 메트라이프가 인슈어테크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디지털 혁신에 힘을 쏟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