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오쇼핑 ‘콘텐츠 커머스’ 기획 확대

드라마 호텔 델루나 ‘까사리빙’ 침구세트

판타지 장르 고려 신비로운 색상 소재로

방송기획 초기단계부터 참여 상품 개발

PPL보다 더 발전된 ‘유기적 결합’ 전략

tvN 새 주말극 ‘호텔 델루나’ 방송 화면. CJ ENM 오쇼핑부문이 올 하반기 선보일 ‘까사리빙’ 침구 세트가 등장한다. [호텔 델루나 방송 화면 갈무리]
tvN 새 주말극 ‘호텔 델루나’ 방송 화면. CJ ENM 오쇼핑부문이 올 하반기 선보일 ‘까사리빙’ 침구 세트가 등장한다. [호텔 델루나 방송 화면 갈무리]

CJ ENM 오쇼핑부문이 올해 ‘콘텐츠 커머스’ 사업을 더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방송 기획 단계에서부터 상품 홍보를 염두에 두고 같이 움직이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며 CJ오쇼핑과 CJ E&M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 오쇼핑부문은 tvN 새 주말극 ‘호텔 델루나’의 방영 시기에 맞춰 상품 기획을 3개월 앞당겼다. 올해 4월부터 CJ오쇼핑의 상품기획자(MD)가 드라마 기획 단계에 참여해 PD, 작가 등과 협의해 상품을 개발했다. 그 결과 주인공 장만월(아이유) 방에 들어갈 ‘까사리빙’ 침구 세트가 탄생했다.

보통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침구는 그레이, 화이트 등 무난한 색상과 면 소재로 제작된다. 하지만 CJ오쇼핑은 호텔 델루나가 판타지 장르의 드라마라는 것을 고려해 소재와 색상을 차별화했다. 신비로운 그린 색상의 비스코스벨벳 소재 침구를 개발해 드라마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도록 했다. 또 다른 주인공인 구찬성(여진구)의 집에도 CJ오쇼핑의 자체 브랜드 ‘베라왕 홈’의 침구가 등장한다. 한옥 집의 특성에 맞게 섬세하고 모던한 침구를 개발했다.

CJ오쇼핑은 호텔 델루나에 등장하는 까사리빙 제품을 오는 9~10월 가을·겨울 시즌 신상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불 커버, 누빔 패드, 베개 커버 등으로 구성된 상품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 ‘ 장만월의 방 전체를 팔자’는 콘셉트로 상품을 기획했다”며 “방송에서 판매할 침구 상품 외 커튼, 카페트, 소품 등에 대한 상품 컨설팅도 함께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CJ오쇼핑은 콘텐츠 커머스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완성된 드라마·예능에 상품을 끼워 넣어 홍보하던 간접광고(PPL)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마케팅 전략이다. 방송 기획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극의 맥락에 맞게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한다. 억지스러운 PPL로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콘텐츠와 커머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셈이다.

CJ오쇼핑은 이미 여러 성공 사례를 축적하고 있다. CJ오쇼핑의 자체 식기류 브랜드인 ‘오덴세’는 tvN 예능 프로그램 ‘스페인 하숙’에서 노출된 뒤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출이 각각 92%, 33% 증가했다. 첫 방송에 맞춰 문을 연 롯데백화점 잠실점 매장은 개점 20여일 만에 매출 1억원을 넘어섰다.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도 배우 이종석과 이나영이 CJ오쇼핑의 자체 패션 브랜드 ‘지스튜디오’, ‘씨이앤’ 의상을 입고 등장해 화제가 됐다.

CJ오쇼핑은 향후에도 이같은 콘텐츠 커머스 기획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콘텐츠 커머스 역량을 키우면 관련 제품들의 해외 진출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안선영 CJ ENM 오쇼핑부문 MD는 “호텔 델루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까사리빙·베라왕 홈의 인지도와 매출도 덩달아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콘텐츠 커머스로 소비자들에게 유쾌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박로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