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지난해 4월 고3학생이 담배를 훔쳐 경찰 조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 국가인권위원회가 경찰이 학생이 조사과정에서 보호자의 도움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인권위는 9일 결정문을 통해 “소년에 대한 조사에 있어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게 하고, 소년에 대한 출석요구나 조사를 할때 보호자 등 연락 관련해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피의자 본인을 포함해 보호자 등에게도 사건처리 진행 상황을 통지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한다”고 했다.
피해자 A 군의 아버지인 B 씨는 2018년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A군이 같은 해 3월 경 절도혐의로 C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당시 경찰이 피해자가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보호자에게 연락하거나 동석을 요청하지 않고 혼자 경찰 조사를 받게 했고, 피해자는 이후 투신하여 사망하였다는 내용의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경찰서에 혼자 출석한 피해자에게 조사 받기 전에 부모에게 연락해야 함을 고지하였고, 피해자는 ‘엄마’라고 표시된 휴대전화를 건네주어 통화 상대방이 피해자의 어머니인지 물어 확인하고, 출석하기 어렵다고 하여 피해자 혼자 경찰 조사를 받는 것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고 했다.
경찰은 또 당시 통화 상대방이 피해자의 어머니가 아니라 피해자의 여자친구라는 사실은 피해자 사망 후 알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 아동권리위원회는 보호자에게 자신의 비행행위가 알려져 부모를 실망시키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아동들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이러한 아동들은 부모 등 보호자에 대한 연락을 꺼려, 를 부모 대역으로 속여 통화하게 하거나, 보호자 연락처를 속여서 경찰에 제출하거나 부모의 연락처를 모른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권위 아동권리위원회는 “미성년자를 조사하게 된 경찰은 연락된 상대방이 실제 부모가 맞는지 주의를 기울여 확인하고, 피해자의 아버지, 학교 교사 등 피해자의 방어권 행사를 조력해 줄 사람을 찾는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고 봤다. 또한 경찰이 D지방검찰청에 사건을 송치하게 된 사실도 피해자 본인에게만 고지하여, 결과적으로 피해자는 부모 등 보호자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며 “이러한 피진정인들의 행위는 소년사건 처리과정에서 요구되는 적법절차의 원칙을 위반하여 ‘헌법’제12조에서 보장하는 피해자의 방어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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