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녀 특공, 너무 좁아 줄줄이 미달 분양가 올라 중대형은 특공 배제 신혼 특공도 ‘금수저 전형’으로 변질 소득 제한 둔 상태서 분양가 오른 탓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최근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다자녀 가구 청약 특별공급에 살기 비좁은 중소형 아파트만 배정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신혼부부 청약 특별공급은 소득은 적고 자산은 많은 ‘금수저 전형’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때문에 ‘사회적 배려’를 위해 만들어진 특별공급 제도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최근 노원구에서 분양한 ‘태릉 해링턴 플레이스’는 다자녀 가구 특별공급으로 54가구가 배정됐지만 23명만이 청약을 신청했다. 6개 타입 중 2개를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미달됐다. 일반공급 경쟁률이 12.4 대 1인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서대문구의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 역시 다자녀 가구 특별공급 36가구 중 13명만이 사겠다고 청약을 넣어 미달됐다. 1월 동대문구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도 다자녀 가구 특별공급 36가구 중 20명만 청약을 신청했다.
이는 다자녀 가구 특별공급 물량으로 배정된 아파트들이 모두 전용면적 84㎡ 이하이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에서 84㎡ 초과 아파트가 배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 특별공급 신청 자격인 3자녀 이상 가구가 살기에 84㎡는 비좁다. 서울시의 2020주택종합계획에 따르면 5인 기준 적정주거기준은 90㎡다.
84㎡ 초과 아파트가 배정되지 않는 것은 분양가가 급격히 올랐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9억원 초과 아파트는 사회적 배려 대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고가 아파트라 보고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는데, 84㎡를 넘으면 분양가도 9억원을 넘을 정도로 값이 뛰었다. 이에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나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는 84㎡ 초과 물량이 있음에도 다자녀 특별공급으로 내놓지 못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역시 높아진 분양가에 제도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정부는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일정 수준 이하(맞벌이 기준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130% 이하)만 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을 넣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저소득층을 배려하기 위한 차원이다.
문제는 소득 기준을 충족할 경우 사회 초년생에 가까운 신혼부부가 수억원대의 분양가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부모에게 손을 벌릴 수 있는, 즉 소득은 적은 대신 자산은 많은 ‘금수저’가 청약에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정부는 이러한 비판을 수용해 지난해 소득 기준을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120% 이하에서 130% 이하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분양가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올라 소득기준 조정의 의미가 퇴색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508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4.7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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