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8월 민간 기업 이직 신청 중앙부처 과장급(3~4급) 114명 청와대나 정치권 ‘하달’ 업무만 수행에 공직 사명감 상실 정권교체마다 검찰 조사 등 정체성 혼란 등 회의론 가중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세종관가에 젊은 엘리트 공무원들의 ‘엑소더스’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기획재정부 등 청사를세종으로 이전한 주요 부처를 중심으로 민간 기업으로 직장을 옮겨가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것.
해당부처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기재부과 산업통상자원부 두 부처 5급이상 자발적 면직자수는 총 52명으로 집계됐다. 기재부는 ▷2016년 9명 ▷2017년 11명 ▷2018년 13명 등 최근 3년간 총 33명의 5급 이상 공무원이 의원면직 처리됐다.
오는 2월, 6월 각각 세종 이전을 앞둔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도 100여명이 전출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의 경우, 기재부 내 정책라인의 ‘에이스’로 행정고시 36회 중 선두주자였던 김정관 전 정책기획관(국장)이 두산DLI 전략지원실 부실장(부사장)으로 이직했다. 김 전 국장은 당시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의 정책보좌실장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줬다.
산업부는▷2016년 8명▷2017년 4명 ▷2018년 7명 등 총 19명의 5급 이상 공무원이 민간기업 이직 등으로 공직을 떠났다. 지난해 1월 정창현 전 산업기술정책과장이 화학·에너지기업인 OCI의 전략기획상무로 이직했다. 넉 달 뒤인 5월에는 김남규 전 산업부 기계로봇과장이 SK디스커버리 상무로 영입됐다. 정 상무와 김 상무 모두 산업혁신성장실의 핵심인 기계로봇과장을 거친 ‘에이스’ 간부다. 여기에 송요한 전 신남방통상과장마저 사모펀드(PEF)인 스트라이커캐피탈매니지먼트로 떠나자 산업부 공무원 사회는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청사 세종이전후 간부들의 잦은 출장에 따른 조직의 결손력 와해와 청와대에서 내려오는 일방적인 업무 지시와 인사 적체, 고위직에 오를수록 어려워지는 민간 이직 등에 불만이 쌓인 결과라고 분석한다.
7일인사혁신처에 따르면 고위공무원(1~2급) 및 3~5급 공무원의 자발적 퇴직은 2014년(1205명) 처음으로 1000명을 넘었다. 2015년에도 5급 이상 공무원의 자발적 퇴직이 1128명이었다.
산업부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탈원전 에너지전환 등 정책이 급변하면서 그동안 원전관련 업무자가 교체됐다. 또 전 정부 산하기관 인사관련 일부 공무원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자원개발 부실사태 재조사와 관련자 징계 등이 이어지자 동요하면서 공직을 떠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장급 고위공무원(1~2급)이 되기 직전 ‘결단’을 내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고위공무원이 될 경우 본인의 업무 영업 이외에도 취업할 수 없는 분야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정책 생산을 주도하지 못하고 청와대나 정치권의 ‘하달’ 업무만 수행하는 수동적 관료사회 분위기도 주요 이유로 떠올랐다.
최근 사회적 논란을 불러 온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의 청와대 적자국채 추가발행 압박 주장은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세종 이주 6년’이되는 올해에도 신 전 사무관의 경우 처럼 젊은 공직자들의 동요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어서 근본적인 처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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