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십자가 순례단 800㎞행진
“교황께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 해역의 바닷물을 담은 병을 전해드릴 계획입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고(故) 김웅기ㆍ이승현 군의 아버지 김학일(52)ㆍ이호진(56) 씨는 “병 속에 담긴 사고 해역의 바닷물이 일반인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바닷물’에 지나지 않겠지만, 우리 유가족들에게는 의미가 남다르다”며 “바닷물이 곧 세월호 희생자들의 눈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한 여름의 뙤약볕 속에서도 벌써 37일째 노란 리본을 매단 나무 십자가를 지고 장장 800㎞를 걷고 있다.
지난달 8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실종자 귀환을 염원하며 안산 단원고를 출발한 이들의 도보순례 종착지는 오는 1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모 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기로 예정된 대전 월드컵경기장이다.
하얗던 피부는 햇볕에 까맣게 그을었고, 발은 여기저기 물집이 잡혔다 터지길 반복하며 엉망이 됐다. 무더위와 영양결핍으로 건강도 적잖이 나빠졌다. 그럼에도 김 씨와 이 씨는 한달 넘게 제 몸처럼 여겨온 십자가와 진도 사고 해역의 바닷물을 담은 병을 교황에 전해드릴 생각에 발걸음을 멈출 수 없다.
정성스레 축성까지 받은 사고 해역의 바닷물은 행여라도 변질될까 걱정스런 마음에 성당 냉장고에 보관했다. 미사에 참석하기 전 가져와 교황에게 드릴 예정이다.
김 씨와 이 씨는 십자가와 유리병을 전하겠다는 계획은 세웠지만, 아직까지 교황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지는 정리하지 못한 상태다. 여러 매체를 통해 세월호 관련 발언을 하겠다 밝힌 바 있지만 발언권이 주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이 씨는 “교황을 직접 대면할 수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상태기 때문에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박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