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獨 알체나우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포츠법인
- 엔진개발에 2년…일반엔진의 약 100배 2억에 달해
-“WTCR 호성적에 지금은 차량 없어서 못팔 정도”
[헤럴드경제(독일 알체나우)=이정환 기자] 독일 중부의 금융 중심지 프랑크푸르트에서 동쪽으로 약 27㎞ 떨어진 알체나우 자동차 산업단지에는 올해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과 ‘월드 투어링카 컵’(WTCR)에서 동반 우승을 노리는 현대모터스포츠법인(HMSG)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바로 고성능차 기술을 담금질하는 현대차모터스포츠 사업의 심장부다.
4일(현지시간) 방문한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의 정문을 들어서자 여느 사무실과 비슷한 모습의 사무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보안 구역인 건물 뒤편 워크숍에 들어서자 제작ㆍ수리중이거나 성능 시험 중인 랠리카들이 장관을 이뤘다.
그 중 한 대에 시동을 걸자 여느 승용차와는 다른 억누른 야수의 본능을 폭발해 내듯 엔진음이 공장안을 가득 채웠다.
이 차는 바로 WRC에 출전 중인 ‘i20 쿠페 WRC’. 보통 준중형차에 쓰이는 1600㏄ 가솔린 터보엔진을 달았지만 자동차 전자제어장치(ECU) 튜닝을 거쳐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45.9㎏ㆍm의 힘을 발휘하도록 개조됐다. 엔진음은 고출력에 걸맞게 거칠고 요란했다.
이곳에선 현대차 터키공장에서 생산된 i20 쿠페 양산차를 가져다 차량의 뼈대인 섀시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개조해 경주용차로 탈바꿈시킨다.
현대차모터스포츠 관계자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정한 규정상 많은 것을 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기반이 되는 양산차의 기본 역학이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엔진 개발실에는 이렇게 고출력으로 개조된 엔진이 전시돼 있었다.
황인구 현대모터스포츠법인 책임연구원은 “이곳에서 엔진의 설계와 제작, 조립,측정, 테스트가 모두 수행된다”며 “이 엔진은 가격이 일반 엔진의 100배쯤인 2억원이나 된다”고 말했다.
엔진 개발에는 통상 2년 이상이 소요되고, 비용도 제작비를 포함해 수백억원이 든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다만 “WRC 출전 차량은 FIA가 정한 성능, 비용에 대한 상한 규제를따라야 하기 때문에 제조사별 엔진 출력은 5∼10마력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차량의 동력성능, 드라이버의 주행능력, 엔진의 성능 등이 모두 맞물려야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차를 한번 개발했다고 끝이 아니다. 매 경주마다 지형이나 도로 여건, 기후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출전 때마다 그에 맞춰 차량을또 튜닝해야 한다.
현대모터스포츠법인에는 또 커스터머 레이싱 워크숍도 있다. 커스터머 레이싱은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참가하는 대신 레이싱에 참여하는 프로 경주팀에 경주용차를 판매하는 형태의 경주를 가리킨다. WTCR이 바로 커스터머 레이싱에 해당한다.
여기서는 WRC의 하위 리그인 ‘R5’와 WTCR 경주용차를 주문받아 제작한 뒤 공급한다. 모든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R5용 랠리카는 기본가격이 22만8000유로(약 2억9800만원), WTCR용 서킷카는 기본가격이 12만8000유로(약 1억6700만원)라고 한다.
특히 WRTC 차량의 경우 FIA가 정한 가격 상한(15만유로)보다 저렴해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설명이다.
장지하 현대모터스포츠법인 경주차판매사업담당은 “R5는 2주에 1대, TCR 차는 1주일에 1대를 만들려고 노력한다”며 “TCR 차는 40개 팀에 판매했는데 전 세계에서 주문이 몰리면서 지금 없어서 못 파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지금 주문을 해도 최소 3개월은 기다려야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2012년께부터 고성능차 개발을 본격화했다.
2012년 파리 국제모터쇼를 통해 WRC 참가를 선언했고, 국내에서는 각 부서에 흩어져 있던 고성능카 관련 조직을 통합하면서 해외에선 그해 12월 알체나우에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을 설립했다.
알체나우는 독일 유럽기술연구소, 유럽디자인센터, 고성능차의 성능 테스트베드(시험장)로 유명한 ‘뉘르부르크링 서킷’ 등과 인접해 이들 기관과 신속하고 유기적인 협업이 가능하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설립 당시 8200㎡ 규모의 부지에 50여 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은 이후 사무동과 경주용차 개발·제작을 위한 워크숍 공간을 확장하면서 부지 1만6000㎡, 직원 250여 명(25개국)으로 몸집이 커졌다.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은 현대차 남양연구소 고성능차개발센터와 협업해 경주용차 성능 향상을 위해 각종 경험과 노하우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
또 2015년부터는 WRC 참가 외에도 WRC의 하부 리그라 할 ‘WRC R5’(판매용 랠리카) 제작·판매, WTCR 차량 제작·판매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atto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