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이태형 기자, 에볼라 발병국 인접 카메룬을 가다
예전 쉽게 통과 아동후원물품 정식 리스트 요구 엄격한 심사 도시간 이동때도 삼엄한 검문 방역망 점검 촘촘하게 진행
[바멘다(카메룬)=이태형 기자]에볼라 바이러스 공포가 서부아프리카 인근국가로 번지고 있다.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 등 에볼라 바이러스 발생국가발(發) 경고음이 인근국으로 울려퍼진 분위기다.
맹위를 떨치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곧 수그러들 것이라는 예측이 영국 전문가로부터 나오는 등 ‘에볼라 파장’은 초기보다 약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카메룬 등 인근 나라의 방역 경계망은 삼엄하기만 하다.
기자가 지난 3일(현지시간) 도착한 카메룬 두알라 공항에선 내외국인에 대한 엄격한 입국 심사가 이뤄졌다. 카메룬은 지도상으로 에볼라 바이러스 발생 국가인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과 가깝고, 특히 나이지리아 바로 밑에 위치한 나라다.
두알라 공항 분위기는 비행기를 환승했던 에피오피아 아디스아바바 공항과는 사뭇 달랐다.
민간단체로 현지 아동 지원에 나섰던 NGO단체 관계자들은 카메룬 내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음에 당황했다. 이날 세번째 카메룬을 찾았다는 마호길 한ㆍ아프리카 교류협회(KAF) 회장은 “예전에는 쉽게 통과됐던 아동 후원 물품들에 대해 세관이 까다롭게 (심사가)진행됐다”며 “대사관으로부터 정식 공문까지 요구하며 물품리스트를 일일히 확인하고서야 통관이 가능해 진땀을 흘렸다”고 했다.
두알라에서 바멘다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경찰의 검문은 예전에 비해 강화됐다. 바멘다는 두알라에서 북쪽으로 200여km 떨어진 북서부주에 위치해 있다. 카메룬 제1상업도시인 두알라와 수도인 야운데에 비해 에볼라 바이러스 발생국가들에 더 근접한 도시다.
카메룬 경찰은 두알라에서 바멘다로 이동하는 모든 차량의 탑승자에 대해 행선지와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고 차량 내 소화기 구비 여부까지 꼼꼼히 확인하며 통행자들을 관리했다.
고향이 바멘다인 현지 코디네이터인 크리스(37) 씨는 “경찰이 나이지리아에서 넘어오는 불법체류자를 상시 단속해 왔지만 한두달 전만 해도 이 정도로 엄격하진 않았다”고 삼엄해진 방역ㆍ검문망에 당혹감을 표했다.
바멘다 현지 시민들은 아직까지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아니다. 일요일이었던 3일 바멘다시는 아침부터 사람들의 왕래가 활발했고 좌판이 늘어선 전통시장도 물건을 사고 팔기 위한 활동이 자유로웠다. 전통 공예품 축제를 위해 시 관계자와 카메룬 국영방송국인 CRTV 스태프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4일 월요일 새벽에도 조깅을 하는 운동복 차림의 시민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바멘다시는 평상을 유지했다.
카메룬 현지 언론은 3월부터 9월까지 우기를 맞아 수해복구 현장과 전염병 예방을 위한 백신 전달을 중심으로 보도했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사망자 현황을 TV화면 하단자막으로 짧게 전했다.
하지만 정부 측의 방역망 점검은 급박하면서도 촘촘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카메룬 정부는 국민들의 동요를 막는 한편 에볼라 바이러스의 자국으로의 유입을 차단키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
한편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망자 수는 887명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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