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대응 농축산물 수급 안정 비상 TF 가동 가공공장 사전 물량 확보 도매시장 경합 미미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재난 수준의 폭염이 지속되면서 정부가 배추, 무 등 주요 채소의 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총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가파른 장바구니 물가에 소비자들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책당국은 선제적 수급 대책으로 가격 급등을 최대한 억제한 결과라고 하지만 정책부실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최악의 기상 조건으로 수확량이 턱없이 줄어든데다 재배 농민들의 사투에 가까운 노력을 감안해 일정부분 고통분담을 해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기록적인 폭염, 고랭지 배추ㆍ무 치명타= 지난달 중순부터 폭염과 가뭄이 지속되면서 고랭지 배추와 무가 재배되는 강원 태백ㆍ정선ㆍ강릉지역 평균 온도가 평년 28도보다 4.5도 높은 32.5로를 기록했다. 이 기간 강수량도 평년 117㎜보다 10분의 1도 안되는 15㎜에 불과하면서 배추ㆍ무 등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폭염일수(일 최고기온 33도 이상)도 태백 11일, 정선 15일, 강릉 15일로 최근 25년 내 최대 일수를 기록했다. 특히 기상청 예보에따르면 이 지역에 오는 13일까지 이 폭염이 지속되고 비가 내리지 않을 전망으로 고랭지 배추와 무 출하가 지연되고 작황도 악화하고 있다.

▶선제적 수급 대책, 가격 급등 최대한 억제= 농림축산식품부는 여름철 배ㆍ무 수급 안정을 위해 산지 여건 개선, 선제적 대책마련, 이상기온 대응 시스템 체계화 등 사전 조치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운영한 ‘고랭지 배추 수급 안정 태스크포스(TF)’를 지난달 27일부터 ‘폭염 대응 농축산물 수급 안정 비상 TF’로 확대 개편했다. 앞서 지난 6월21일에는 중앙주산지협의회를 통해 선제적 여름철 배추ㆍ무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배추는 평년보다 0.3%이상의 적정 재배면적을 확보했다. 봄 배추 6500톤(t) 사전 비축과 채소가격안정제(배추 6500tㆍ무 3300t)를 통한 수급조절 물량도 확보했다.

김치와 치킨무, 쌈무 등 배추ㆍ무 가공공장의 저장량은 전년보다 배추 25%, 무 23% 각각 증가한 상태로 현재 도매시장 경합은 미미한 상황이다. 김정욱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지난달 하순 배추 도매가격은 포기당 3745원으로, 지난해 3745원과 비교하면 10% 낮은 수준”이라며 “산지 작황 부진으로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 비축물량 방출이 가격 급등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하순 가락시장 배추 일일 반입량은 388t으로 평년 514t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비축물량이 144t으로 비축물량 제외시 244t에 불과하다. 결국, 정부의 비축물량 방출로 가격 급등을 최대한 막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의 이해와 합리적 구매 노력 필요”= 전문가들은 재난 수준의 폭염으로 채소 가격이 급등할 경우, 영농비 상승과 농업인들의 피땀의 노고를 감안해 소비자들도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지난달 하순 도매가격 기준 배추 포기당 3745원으로 농업인의 인건비와 이윤 등을고려하면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이다. 무도 생산 원가 상승, 작황 부진 등을 감안한 지난달 하순 도매가격 기준 개당 2088원은 생산 원가 수준에 불과하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현장의 농업인들은 폭염이나 가뭄 속 에서 배추 한포기, 무 한 개라도 더 생산하기 위해 밤낮 없이 물 관리, 병충해 방제 등 생육관리에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의 폭염은 재난 수준으로 정부 및 민간의 노력에도 노지채소 생육 유지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소비자들도 고통을 분담해야한다”고 말했다.

노재선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배추, 무 등 고랭지채소의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품목을 구매하는 합리적 선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애호박, 오이, 파프리카, 가지, 청양고추 등 시설채소는 당분간 평년 대비 낮은 시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애호박(20개 기준) ▷7월 상순 1만2078원 ▷7월 중순 8689원 ▷7월 하순 5666원으로 평년보다 61%나 저렴하다. 오이(100개 기준) ▷7월 상순 4만2625원▷7월 중순 3만8634원 ▷7월 하순 3만1259원 등으로 평년보다 15%나 떨어졌다.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