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0.2~0.5% 수수료 부과 무료에 가까운 국내주식과 비교 원하는 외환으로 환전도 어려워

#개인투자자 A씨는 미국 정보기술(IT) 종목이 우량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잘 나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종목인 ‘페이스북’에 투자하기로 했다. A씨는 6월 21일 페이스북 100주를 1주당 202달러에 샀다가 7월 13일에 1주당 206달러에 팔았다. A씨는 이 매매를 통해 400달러(2만600달러-2만200달러)의 이익을 본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실제로 A씨가 손에 쥔 돈은 110달러(원화 13만원)에 그쳤다. 매매수수료에 달러화 환전비용 등을 지불해야 했기 때문이다. A씨는 먼저 주식을 매수ㆍ매도할 때마다 수수료 0.25%( 50.5달러 + 51.5달러=102달러)를 내야 했다. 달러는 거래 기간 동안 강세(달러당 1114원→1124원)였지만, 환전 가격 차이로 인해 손해를 봤다.

해외주식 투자 수수료 비싼 게 ‘흠’= 개인이 해외주식에 투자할 때 통상 증권사가 부과하는 수수료는 현재 0.2~0.5% 수준으로, 무료에 가까운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증권사들은 예탁결제원이 떼가는 수수료가 높아 해외주식 투자 수수료를 더 낮추기 어렵다고 얘기한다. 증권사가 수취하는 수수료에는 증권사가 거래 중개로 수취하는 수수료뿐 아니라, 증권사가 개인을 대신해 다시 예탁원에 내는 수수료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예탁원이 떼는 수수료는 크게 ‘예탁수수료‘(해외주식 실물을 보관하는 비용)와 ‘결제수수료’(매수ㆍ매도 건당 부과하는 비용)로 나뉜다.

예탁원이 수수료를 떼가는 이유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국내 개인 투자자가 해외주식에 투자할 때는 집중예탁의무에 따라 예탁원을 통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해외 금융기관 파산 등의 이유가 발생할 경우 투자자 보호를 위해 대응 창구를 일원화 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조치다. 1994년 이후 예탁원은 20여 년간 해외주식 투자 관련 수수료를 징수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기간동안 누적 적자가 200억원에 달하면서, 예탁원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꾸준히 예탁수수료와 결제수수료를 올렸다.

그러다가 이 수수료로 너무 과도하게 이익을 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지난해에야 비로소 결제수수료를 조금 낮췄다. 지난해 10월 33개국의 결제수수료를 인하했고 올 1월에는 그 중 3개 국가(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대해 결제수수료를 추가로 내렸다. 그러나 결제수수료가 여전히 비싸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가장 투자가 활발한 미국은 실질적으로 거래 한건당 4달러를 투자자가 부담한다. 필리핀의 경우 건당 30달러가 결제 수수료로 나간다. 예탁원은 두 차례의 결제수수료 인하로 연간 약 16억원의 수익을 덜 얻게 됐다고 설명하지만 개인투자자와 업계의 불만은 가시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탁원이 거래 매수ㆍ매도 건마다 수수료를 떼다 보니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배(매매이익)보다 배꼽(매매수수료)이 더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환전도 마음대로 하지 못해”=해외주식 투자자들 가운데선 투자 대상국 통화 환전에 애를 먹고 있다는 하소연이 적지않다. 투자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각국으로의 환전이 자유로워야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증권 등 일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별도의 환전 절차 없이는 해외주식을 주문할 수 없다. 예를 들어, 100달러(USD)와 10만원(KRW), 1만엔(JPY)이 계좌에 있다면 총 잔액보다 낮은 금액에 해당하는 200달러 어치의 미국 주식을 매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결제에 필요한 만큼의 원화(KRW)나 엔(JPY)이 달러(USD)로 자동으로 환전되지 않아 생기는 불편함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환전으로 인한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해외주식 투자에 적용되는 환율은 10원 이상 스프레드(매도, 매수 기준 환율의 차이)가 벌어져 고객이 손해를 보는 게 일반적이다. 해외주식 거래를 위해 원화를 달러로 바꿀 때는 현물 환율 책정 가격보다 10원 이상 더 내야하고, 달러를 원화로 바꿀 때는 현물 환율가격보다 10원 이상 더 싸게 원화를 사야 한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지정 외국환은행의 전신환율을 적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국내 외환시장에서 대다수 증권사들은 기관끼리 매수ㆍ매도할 때는 10전(0.1원) 단위의 현물환 거래를 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기관간 거래에는 환이 대량(bulk)으로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가격 스프레드를 낮춰서 거래하지만, 개인은 소량만 샀다 팔기 때문에 스프레드를 늘려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차익을 얻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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