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 전문 기관도, 관리부서에서 돈 운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지난해 무려 16.4%의 투자수익률을 냈던 국내 유일의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도 자사 퇴직연금 운용에선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 1~2% 이자수익 중심의 퇴직금 운용 관행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23일 헤럴드경제가 ‘KIC의 퇴직연금 운용 방식’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 “직원 퇴직금의 안정성을 고려해 ‘확정형 원리금보장상품’에 100% 위탁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KIC 관계자는 “2011년 12월부터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했고, 퇴직연금 적립금을 현재 5개의 퇴직연금 사업자가 위탁받아 운용하고 있는 중”이라며 “다만 퇴직연금의 수익률에 대해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KIC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연 1~2% 수준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확정형 원리금보장상품’에만 100% 투자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확정형 원리금보장상품’이란 은행에서 하는 예ㆍ적금, 보험사의 금리확정형 보험(보험회사가 보험료 산출 시 정한 확정금리를 예정이율로 적용하는 보험), 증권사의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을 뜻한다. 이들 상품은 수익성보단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들 ‘확정형 원리금보장상품’의 지난해 수익률은 1.48%(DB 기준)에 머물렸다. 이는 ‘원리금 보장’이 안 되는 실적배당형(펀드 등) 상품이 거둔 지난해 수익률(DB 기준 5.54%)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퇴직연금’이 회사의 ‘관리부서’에 맡겨졌기 때문에, KIC 역시 원리금 보장 중심 투자가 진행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KIC처럼 투자를 본업으로 하는 다른 회사들도 재무ㆍ총무 등 관리부서에서 퇴직연금을 관리할 정도로 우리나라 기업들은 ‘칸막이’ 업무 관행이 심각하다”며 “실제로 자금을 굴려볼 엄두를 못 내는 투자 비전문가들이 모여 손실 책임을 회피하다보니, 이자형 상품에만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퇴직연금을 담당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퇴직금 손실발생에 대한 책임 우려(전체의 20%)’와 ‘회사의 기존 운용 관행(35%)’ 때문에 원리금 보장상품에 투자하고 있다는 답변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퇴직연금 ‘관리 구조’에 대한 변화가 뒷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관리부서에게만 맡길 때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확정급여(DB)형인 경우 회사가 투자관리위원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며, 확정기여(DC)형 기업을 위해서라면 직원들이 전문가 투자 포트폴리오를 자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디폴트옵션) 역시 정부가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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