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장마+열돔 겹쳐 24년만에 최악기록 올 5월20일이후 온열질환자 1043명 발생 정부, 폭염 자연재난 포함 대응 강화키로

열흘 넘게 전국 대부분 지역에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며 한반도가 펄펄 끓고 있다. 이 때문에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 온열질환자가 지난 21일 기준으로 10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10명이나 나왔다. 불볕더위를 식혀줄 비소식이 당분간 없어 가마솥 불판더위는 8월 중순까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밤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가 올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일자리 구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최저임금인상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속은 타들어가는데 폭염으로 장바구니 물가에 불쾌지수까지 연일 급상승하면서 이래저래 힘든 날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질병관리본부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집계를 시작한 5월20일부터 7월21일까지 1043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 온열질환자는 총 646명으로 올해의 62% 수준이었다. 같은 시기 온열질환 사망자는 총 10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사망자 5명보다 2배 많은 수치다. 특히 지난 한 주(7월 15~21일) 동안 전체 온열질환자의 절반이 넘는 556명이 발생했고 사망자의 10명 중 7명이 사망하는 등 급증 추세다.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땀으로 흘리는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자주 물, 스포츠음료나 과일 주스 등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위험시간대인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는 활동을 줄이고, 활동이 불가피할 때는 챙이 넓은 모자,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입어야 한다. 폭염에 의식을 잃은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119에 신고해 가능한 한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의식이 없을 때는 기도가 막힐 수도 있는 만큼 물도 먹이지 말아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독거노인, 아픈 사람 또는 폭염으로 인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연약한 사람들을 방문하거나 전화 등으로 건강 등을 확인해 도움을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난히 짧았던 장마와 뜨거운 공기 속 찜통에 갇힌 것과 같은 ‘열돔현상’이 원인으로 꼽히는 이번 폭염은 지난 1994년과 2016년을 뛰어넘는 역대급 폭염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더웠던 1994년 여름은 6~8월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29.7일, 열대야 일수는 17일로 가장 길었다. 기상전문가들은 태풍이 북상해 한반도 주변의 기압계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경우 올여름엔 1994년 7월과 2016년 8월이 겹치는 최악의 더위가 닥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더불어 대한민국 역사상 단 한 번 발생했던 초열대야 현상이 올해 다시 한 번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초열대야는 밤기온이 30도 이상인 현상이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2013년 8월 8일 강릉이 아침 최저기온 30.9도를 기록하면서 단 한 차례 나타났었다.

또한 올해 불볕더위가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 폭염으로 기록될지 주목된다. 현대적인 기상 관측 시스템이 도입된 후 전국에서 측정된 가장 높은 기온은 1942년 8월 1일 대구의 40.0도였다. 최근 추세대로라면 1942년 대구 이후 역대 두 번째로 40도를 돌파하는 지역이 나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정부는 폭염을 ‘자연재난’이라고 결론 내리고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재난안전법상 자연재난에는 홍수와 대설, 가뭄, 지진 등이 포함돼 있지만 폭염은 아니다. 정부 관계자는 “법이 개정돼 폭염이 자연재난에 포함된다면 온열질환사망자나 가축 폐사에 대한 피해 보상도 가능해진다”며 “개정안이 국회에서 계류중이라 지금 당장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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