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이재용 부회장 대승적 결단”
10년 넘게 이어지던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분쟁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삼성전자가 분쟁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의 제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하면서다. 피해자를 대변하는 시민단체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조정위원회는 지난 18일 삼성전자와 반올림에 ‘2차 조정을 위한 공개 제안서’를 발송한 바 있다. 이에 답변 마감일인 지난 21일 삼성전자는 “2차 조정안을 내용과 상관없이 수용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반올림도 수용 의사를 조정위 측에 전달하면서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의 대립이 극적으로 타협에 이를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내부 논의를 거쳐 이르면 2개월 뒤에 나올 중재안의 내용과 관계없이 무조건 수용한다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점이 주목된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백지’ 상태의 2차 조정안에 ‘무조건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양측의 분쟁은 사실상 100% 해소됐다는 평가다.
중재위원회가 정리할 ‘제2차 조정 최종 중재안’에는 ▷ 새로운 질병 보상 방안 ▷ 반올림 피해자 보상안 ▷ 삼성전자 측의 사과 ▷ 반올림 농성 해제 ▷ 재발 방지및 사회공헌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반도체 공정과 백혈병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던 삼성전자가 전격적으로 회사의 책임을 인정하는 조정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다. 재계에서는 배수진을 친 위원회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승적 결단이 분쟁 해결의 돌파구가 된 것으로 평가한다.
조정위원회은 한 쪽이라도 2차 조정안을 거부하면 더는 활동을 이어가지 않겠다고 하며 양측을 강하게 압박한 바 있다.
이에 지난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후 ‘삼성의 사회적 신뢰 회복 방안’을 고민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해묵은 분쟁의 해결을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재계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그룹이 조만간 발표할 고용과 투자 등에 대한 종합적인 청사진에서 삼성 그룹 총수로서 이 부회장의 경영 색깔이 한층 분명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향후 조정위원회는 양측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오는 10월까지 반올림 피해자 보상을 모두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2007년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 직원 황유미 씨의 백혈병 사망이 계기가 된 ‘10년 분쟁’은 완전히 마무리된다.
정순식 기자/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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