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지렛대’ 전략이 최근 국제 이슈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3차 무역협상을 코앞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유예를 예고했던 중국산 첨단제품에 대한 고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직후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지렛대로 사용한 것처럼, 무역협상에 임박해 중국에게 강력한 한 방을 날렸다는 분석이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번주 2일 중국에 도착해 3차 협상을 벌인다. 중국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역공을 마련하던가, 미국과 사전 조율을 해야 한다. 트럼프식 ‘벼랑끝 전술’ 또는 ‘지렛대 전략’에 어떻게든 대응해야 한다.
지난 3월 이후 미중 무역분쟁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였다. 오늘 ‘미중 무역갈등 완화 조짐’이라고 썼는데, 다음날 ‘미중 무역분쟁 점화’라고 써야했다.
그러기를 수차례. 지난 19일 워싱턴에서 미중 2차 무역협상 이후 가까스로 휴전이 선포됐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한시적으로 관세를 유예하기로 하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수입을 늘리기로 합의하면서다.
하지만 당시에도 말이 많았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없어 갈등 봉합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화해 분위기와 달리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곧 강경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그래서 일까. 미국이 중국산 첨단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강행하겠다고 밝히자 중국은 “예상 밖이지만 또 예상했던 일”이라고 반응했다.
비록 “미국이 합의를 어겼다”며 성토했지만 즉각 맞불을 놓지는 않았다. 오히려 소비재 수입품 관세를 대폭 인하하며 유화적인 모양새를 연출했다.
협상이라면 중국도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 178년 전 영국과의 무역갈등 때문에 ‘아편전쟁’을 벌이고 홍콩을 떼줘야 했던 때와는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글로벌급 포커 플레이어(속내를 감추는 승부사라는 뜻)’라고 지칭한 것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평가다.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의 개인 회사가 중국에서 상표권을 획득해 논란을 샀다. 이를 두고 중국이 심어 놓은 ‘안전장치’라는 분석이 나왔다. 과장일 수도 있지만 아주 현실성 없는 추측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중싱(中興ㆍZTE)에 대한 제제 철회 방침을 갑자기 발표하기 직전에 중국 특허청은 이방카가 신청한 상표권을 최종 승인했다.
중국인들이 자주 하는 ‘위에 정책이 있으면 아래는 대책이 있다(上有政策下有對策)’는 시니컬한 우스개소리가 왠지 생각난다.
어찌됐건 세계 최대 경제국 간의 팽팽한 줄다라기는 오래갈 분위기다. 이 싸움에 한숨이 절로 나오는 건 우리다. 벌써 한국의 4월 수출은 18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이어지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9%포인트 축소된다고 한다. 미중 무역전쟁의 롤러코스트에 우리도 함께 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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