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관련 ‘돌이킬 수 없는 것은 없다’가 일침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대표적 대화파이자 지한파 인사다.

갈루치 전 특사는 14일(현지시간)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원이 주최한 북핵 관련 토론회에서 CVID 가운데 ‘돌이킬 수 없는’(irreversible) 비핵화 원칙에 대해 “돌이킬수 없는 이라는 말은 영원함(permanence)을 담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불행하게도 오해 소지가 있다. 돌이키지 못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북한의 잠재적인 핵무기 제조 능력을 결코 빼앗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되돌릴 수 없을 만큼 폐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으로 완벽한 비핵화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의 핵 과학자와 기술자를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 심지어 오는 23~25일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될 예정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조차 만약 북한 정권이 추후 핵실험을 계속하고자 더 많은 갱도를 굴착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지난달 30일 VOA와의 인터뷰에서도 비핵화를 위해 철저히 검증해야 하지만, 모든 사안을 검증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선언에 대해 “핵실험장에 있는 갱도들은 다시 굴착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즉, 불가역적인 것이 아니다”면서 “북한의 이런 행동이 기쁘긴 하지만 너무 안도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그래서 나는 CVID를 ‘정치적인 허튼소리 더미’(political pile of crap)로 본다”면서 “궁극적으로 북한에서 무엇을 갖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미국민과 의회, 국제사회를 속여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지난 1993년 미측 수석대표로 북한과 협상해 1994년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 낸 바 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됐던 지난해 10월에는 문 대통령과 접견하기도 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대북문제에 있어 군사적 옵션을 반대하고 협상 및 대화를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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