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11조·연금펀드 10조 돌파 IRP 가입대상 공무원~자영업자까지 ETF, 연금펀드 편입에 투자매력 높아
개인형 퇴직연금(IRP) 펀드와 연금저축 펀드의 인기가 연초부터 뜨겁다. 통상 절세 펀드가 인기를 끄는 것은 ‘13월의 보너스’를 위한 뒤늦은 움직임이 집중되는 연말이지만, 올해는 이같은 흐름이 연말을 넘어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IRP 가입 대상이 확대된데다 연금저축펀드에 ETF 편입이 허용된 결과로 금융투자업계는 분석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억원 이상이 운용되는 435개 퇴직연금 펀드의 설정액은 이달 들어 5332억원 증가했다. 이는 최근 1년 월평균 설정액 증가 규모(1963억원)의 3배에 달한다. 1년 전 9조원에 못 미치던 퇴직연금 펀드의 설정액은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이후 세 달 만에 1조 3000억원 가까이 불어나 11조3191억원(25일 기준)까지 증가했다. 연금저축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 224개) 설정액 또한 이달에만 1456억원 증가해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이같은 퇴직연금ㆍ연금저축 펀드의 연초 인기는 자금 유출이 이어지던 지난해 1월의 모습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1월 퇴직연금펀드와 연금저축 펀드에서는 각각 625억원, 15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통상 퇴직연금ㆍ연금저축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11~12월로, 이후에는 자금 유입세가 둔화된다. 해당 펀드가 대표적인 절세 금융상품으로 꼽히기 때문에, 해당 펀드에 납입액을 늘려 세금을 더 많이 환급받으려는 수요가 연말정산을 앞두고 집중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지난 연말 높아졌던 인기가 연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IRP 가입 대상이 소득이 있는 모든 취업자로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IRP는 사업장 단위로 가입한 확정급여형(DB) 또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을 적용받는 재직 근로자와 퇴직일시금을 지급받은 퇴직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26일 이후 정부는 IRP 가입 대상을 공무원, 교사 등 직역연금 가입자와 자영업자까지 확대했다. 이에 따라 연간 종합소득금액이 4000만원 이하이거나, 근로소득만 있는데 총급여액이 5500만원 이하인 모든 국민은 개인적으로 가입한 연금저축계좌(세액공제 한도 400만원)와 IRP를 합쳐 연간 700만원 한도 내에서 16.5%의 세액공재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소득이 이보다 높을 경우 13.2%의 세액공제율을 적용 받는다.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해 11월 이후 연금저축 펀드에 편입된 것도 투자 매력을 상승시킨 배경으로 꼽혔다. 기존에 가입했던 연금저축 펀드 상품의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최근 코스피ㆍ코스닥 지수의 높은 상승률로 인기를 끌고 있는 ETF로 갈아탈 수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투자기간이 긴 연금저축 상품에 대해 부담을 느끼던 투자자들이, 주식과 동일하게 상장돼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ETF를 매수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이 연금저축계좌를 통한 ETF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펀드 수익률이 전년 대비 크게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1년 연금저축ㆍ퇴직연금 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17.0%, 9.10%에 달했다. 지난 2016년 1월~2017년 1월 수익률이 2.6%, 1.0%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수익률이 6~9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최준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