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하남현 기자] 국가 재정균형 달성 시기가 차기 정부 이후로 미뤄진다. 세수는 안걷히고 복지분야 등 쓸곳은 늘어나 재정상황이 빠듯한 가운데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이 경기부양을 위해 당초 계획보다 재정지출을 늘리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9월 국회에 제출 예정인 ‘2014~2018년 중기재정운용계획’을 통해 당초 2017년을 목표로 삼았던 균형재정 달성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2013~2017년 중기재정운용계획’에서 지난 2013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5% 수준이던 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차츰 줄여나가 2017년에는 0.4%까지 끌어내리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경기 회복 부진으로 예상보다 세금이 걷히지 않는 가운데 경기부양을 위해 오히려 예상보다 더 많은 예산 지출이 불가피해지면서 적자 규모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정부는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면서 균형재정 달성 목표 시기를 당초 2014년에서 2017년으로 늦춘바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건전 재정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경기를 살리는데 온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당분간 확장적 재정운용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를 통해 “경기 대응을 위해 내년 예산에서 적자재정을 확대하는 것도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빚규모가 커지더라도 내년도 재정지출을 당초 계획보다 늘려 부진한 내수 살리기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당장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고려하고 있으며 법적 구성여건 등의 문제로 추경이 편성되지 않더라도 내년도 예산은 당초 계획보다 적자 폭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않아도 2017년 균형재정 달성이 쉽지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11월 보고서를 통해 “지하경제 양성화와 비과세ㆍ감면 정비 등의 재원조달 목표달성이 어렵고 축소하기 어려운 의무지출 규모를 감소시켜야 하는 계획의 실현가능성에 우려가 존재한다”며 “2017년 균형재정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한 바 있다.

실제로 국가 재정상황은 녹록지 않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간한 ‘6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1~4월 총국세 진도율은 34.4%로 지난해 같은 기간(35.0%)과 비교해 0.6%포인트 낮다. 지난해 8조5000억원 규모의 세수 부족이 발생했음을 비쳐보면 올해 세수 부족분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면서 세금 역시 잘 걷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각종 복지정책 집행을 고정적으로 쓸 돈은 점점 늘어나고 있고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더 쏟아부어야 할 상황이어서 정부가 밝힌 균형재정 달성은 오히려 멀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경기 회복에 힘을 쏟아야 할 때임을 감안해도 재정건전성 훼손 방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거둬 빠른 시간내에 경기가 회복되면 2017년 재정균형 달성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재정 건전성 유지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