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톤치즈 공기청정기 등 럭셔리 애견호텔 인기 -애견전문스튜디오에서 프로필ㆍ영정사진까지 -“반려견은 가족… 돈 쓰는 것 아깝지 않아요”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2일 오후 찾은 서울 양천구의 한 애견전문호텔. 반려견 레옹이가 일본 호쿠도지역 탄산 입욕제를 넣은 욕조에서 스파를 하고 있었다. 레옹이는 보글보글 올라오는 스파버블에 익숙한 듯 편안하게 몸을 맡겼다. 호텔매니저가 관절마사지를 하자 레옹이는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입욕제 설명서엔 ‘노폐물, 각질제거, 아토피 개선효과, 모세혈관 확장으로 혈류량 증가’라고 써있었다. 셀프가 2만원~3만5000원, 매니저 위탁이 4만~7만원이다. 매니저는 “반려견들이 스파를 하면 실제로 좋아하는 게 느껴진다. 싼 가격은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스파를 시키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5성급 호텔 부럽지 않다’ 애견전문호텔=이곳은 개 주인들이 여행을 가거나 출근을 할 때 반려견을 맡기는 곳이다. 한 달 이상 장기로 머물기도 하고 2~3일 짧게 있다 가기도 한다. 반려견들은 숫자가 적힌 호텔 룸에서 잠을 자고 식사를 하며 평소엔 놀이터나 수영장에서 뛰어 논다. 일종의 레저 호텔이다. 지난 연휴에는 40마리가 넘는 반려견들이 머물다 갔다.
스파실 옆에는 2평 남짓한 수영장이 자리했다. 따뜻한 노란빛 조명이 비추고 은은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이곳은 반려견들에게는 별 다섯 개 호텔 풀장과 다름 없었다.
호텔관계자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위생상태다. 피톤치즈향 공기청정기를 24시간 틀어놓고 아침저녁 환기를 시켜 개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하고, 매일 바닥 물청소도 한다.
심적으로도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고객의 성격을 빨리 파악하는 일도 중요하다. 말티즈 몽이는 이곳을 온지 이틀밖에 안됐지만 매니저를 주인처럼 잘 따른다. 매니저는 “몽이는 처음에는 방에서 안 나올 만큼 소심했지만 알고 보니 내숭이었다”며 “반려견들의 성격이나 특징을 빨리 파악해서 이에 맞춰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프로필 사진부터 영정사진까지…반려견과 추억 만들기= 반려견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주는 애견전문스튜디오도 있다.
같은 날 오후 방문한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애견전문스튜디오엔 반려견 비숑 ‘모찌’가 프로필 사진을 찍고 있었다. 초록색 크로마키 화면에 금가루가 흩날렸다. ‘황금 개의 해’ 컨셉이었다. 신나게 움직이던 모찌는 전문 사진작가가 “여기 보자!”고 소리치자 잠깐 멈춰 섰다. 순간 수 십번의 셔터가 눌렸다. 컴퓨터 모니터엔 흩날리는 금가루를 쳐다보는 모찌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모찌의 주인 금모(29ㆍ여) 씨는 “배경, 조명, 소품 등을 사용하니 집에서 찍을 때 보다 훨씬 잘 나오는 것 같다. 전문 사진작가가 순간적인 표정이나 모습을 잘 담아줘서 뿌듯하다”고 만족해했다.
스튜디오 곳곳에는 수많은 반려견 사진이 액자에 걸려있었다. 가발을 쓰거나 꽃으로 꾸민 반려견의 모습이 유쾌했다. 저마다 다른 개성과 사연을 가진 사진들이다. 애견스튜디오는 사람들이 반려견의 생일이나 기념일에 많이 찾지만, 반려견의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 모습을 담고자 오는 사람들도 많다.
스탭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반려견들의 최상의 컨디션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프로필 사진을 찍을 때 보통 4명의 스텝이 반려견들이 스튜디오에서 실컷 뛰어놀 수 있도록 돕는다. 홍세현 대표는 “반려견들도 기분이 좋을 때 사진이 잘 나온다”며 “아이들의 특징을 빨리 파악해서 편하게 놀게 한 뒤 사진을 찍는 는 편”이라고 말했다.
견주들은 사진을 액자에 담아가는 것은 물론 휴대폰 케이스, 스티커 등으로 제작해 간다. 프로필 사진 가격은 십만원 대에서 백만 원대까지다. 적지 않은 가격이지만 견주들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반려견 프로필 사진을 찍은 이모(30ㆍ여) 씨는 “아이 얼굴처럼 반려견들도 얼굴이 시시각각 달라지는데 이를 간직하고 싶었다”며 “일각에서는 유난떤다고도 하지만 반려견은 그저 가족이고 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전했다.
개성 있는 사진 덕분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반려견도 있다. 믹스견 ‘철수’는 유기견 출신 모델이다. 지난 2016년 옷브랜드 광고를 찍으며 알려졌는데 현재 인스타그램 계정에 팔로워만 무려 7만 여명이다. 이 정도의 견생이라면 세상 부러울게 없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