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직후 잠적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을 잡기 위해 검찰이 총력전을 펼치면서 폭행ㆍ사기ㆍ횡령ㆍ배임 사건 등 민생과 직결된 일반 형사사건 처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유병언 검거에 대규모 인력이 투입된 경찰 내부에서도 민생 치안 공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1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유 전 회장 일가 수사를 맡은 인천지검을 비롯해 세월호 사고 합동수사본부가 설치된 광주지검, 해운업계 비리를 수사하는 부산지검의 경우 최근 3개월 간 미제사건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기준 인천지검의 미제 사건은 7193건으로, 세월호 사건 발생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올 1∼3월 인천지검의 월 평균 미제사건 수는 3989건이었으나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 4월 4936건으로 늘기 시작해 5월 6099건 등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검찰청의 평균 미제사건 증가율이 13.5%였던 것과 대조된다.
검ㆍ경합동수사본부가 꾸려진 광주지검과 광주지검 목포지청도 사정은 비슷하다. 광주지검은 올 1∼3월 평균 1972건이던 미제사건이 지난달(3527건) 78.9% 증가했고, 목포지청도 평균 679건에서 지난달 1145건으로 68.6% 늘었다.
해운업계 비리를 수사하는 부산지검도 지난달 미제사건이 3927건으로 1∼3월 평균보다 60% 이상 늘었다.
인천지검은 지난달 미제사건이 지난해 동기대비 146.5% 증가했고 광주는 74.3%, 목포 77.5%, 부산 30.1%가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검찰청 평균 미제사건 증가율은 12.4%에 그쳤다. 수사팀의 인력도 계속 늘어났다.
사정은 경찰도 비슷하다. 일선 경찰서 인력의 3분의1 가량이 유병언 검거에 투입되면서 경찰 내부에서도 강도ㆍ절도 등 민생 치안 공백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지방 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공권력이 너무 과도하게 유병언 검거에 매달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했다.
최상현 기자/
ys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