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시트로박터 프룬디 유전자 염기서열 일치 확인 -약물ㆍ수액세트 등 원인 가능성…“동일 오염원에서 비롯된듯” -의료진 과실ㆍ관리 부실 불거져…“아직 사인 단정 단계 아냐”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신생아 4명 중 3명에게 나온 세균이 동일한 오염원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병원에서 의료진이 신생아들에게 세균을 감염시켰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전문가들은 신생아들이 맞은 수액이나 주사제가 오염됐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의료진이 진료 과정에서 수액 세트에 세균을 옮겼다는 것이다. 아직 정확한 사인(死因)을 단언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 같은 가능성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대목동병원은 의료진 과실이나 관리 부실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질병관리본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신생아 3명에게 검출된 항생제 내성균인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모두 일치했다. 세균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같다는 것은 사망한 신생아들을 감염시킨 원인이 동일하다는 의미다. 신생아들은 동일한 의료진, 의료기구, 주삿바늘, 수액 등 병원 내 오염에 의해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진 과실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그 중 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수액이다. 사망한 신생아들은 미숙아에 중증 환자여서, 수액을 통해 약물과 영양분을 공급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염된 수액이나 수액 세트에 의해 신생아들이 세균에 감염돼 패혈증을 일으켰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전자의 염기서열이 동일하다면 뭔가 공통 오염원에서 감염이 시작됐을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수액, 의료진, 시술 기구 등이 오염원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숨진)신생아들이 같은 중환자실에 있었다면, 같은 증상을 보였다면 일종의 허브(hub)를 통해 같은 수액을 공급받았을 수 있다”며 “수액을 제조하거나 약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균이 들어갔을 수도, 주삿바늘이나 카테터(수액을 넣거나 혹은 기관 배출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고무 또는 금속제의 가는 관)가 오염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사망 신생아 4명 모두 정맥 영양(TPN) 치료 중이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TPN은 포도당 등 다른 수액과 달리 중간에 의사의 제조 과정이 포함돼 있다”며 “의사가 신생아 개인별로 알맞은 양을 섞어 투약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양을 착각했거나 투약한 약이 오염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휴지통에 버려진 TPN 관련 물품도 수거했다.

그러나 81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연쇄 사망이 이뤄져 감염을 사망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근화 제주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급성 패혈증이 진행됐다고 해도 아기 상태에 따라 증세가 차이가 났을 텐데 너무 동시다발적으로 사망에 이르렀다“며 ”여전히 주사제 투여액 과잉과 같은 요인이 사인에 더 직접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대목동병원의 관리 부실도 지적되고 있다. 서울 지역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관리해온 신생아 혈액에서 세균이 검출됐다는 것은 의료진과 의료기기가 오염됐거나, 면회객들에 대한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대목동병원에 입원한 신생아의 한 보호자는 “병원 측이 다른 병원과 달리 중환자실 인큐베이터 앞까지 휴대전화를 가져올 수 있게 했고 사진 촬영도 허용했다”고 취재진에게 증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숨진 신생아들의 혈액에서 나온 세균이 염기서열이 일치한다고 해서 해당 균을 사망 원인으로 단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홍정익 질본 위기대응총괄과장은 “이번에 확인된 감염과 신생아 사망이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는지 단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정확한 사망 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와 질본의 추가 역학조사 등을 통해 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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