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주주 지분 25% 미만 종목 ‘눈길’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연말 섀도보팅(그림자 투표) 폐지가 오히려 투자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기업일수록 섀도보팅 폐지로 인한 안건 의견 부담으로 소액주주들이나 기관투자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게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이후 4년여간 종료가 유예됐던 섀도보팅이 연말 폐지될 예정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섀도보팅 폐지에 대비해 상장회사의 주주총회를 지원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내년 3월말까지 주총을 열지 못하는 기업들을 위해 주총 활성화 및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한 상태다.

섀도보팅은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주총이 무산되는 일을 막기 위해 참석하지 않은 주주들 역시 투표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쉽게 말해 주주 100명 중 10명이 주총에 참석해 찬성과 반대가 7 대 3으로 나오면 불참석자 90명도 이 비율과 동일하게 표결한 것으로 본다.

최근 증권가에선 섀도보팅 폐지 덕에 대주주들이 소수주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선 주총 정족수 충족 문제 때문이다. 정기 주총은 전체주주의 4분의1, 임시주총은 3분의1 참석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정기 주총은 출석주식수의 50% 찬성이 필요하고, 임시주총은 출석 주식수의 3분의2 찬성이 필요하다.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사외이사 선임, 재무제표 승인, 인수합병(M&A) 등 안건 통과가 어려워진다. 때문에 대주주 지분율이 25% 이하인 기업일수록 소수 주주와 소통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내년 하반기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지침)를 도입하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국민연금에 위탁받은 기관투자자들이 섀도보팅이 사라진 덕에 더 강력하게 스튜어드십코드를 이행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미 유럽에선 스튜어드십코드 이행 수준이 가장 높은 블랙록, 뱅가드 등이 연도별로 개별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여부 등을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특히 배당의 원천이 되는 이익잉여금의 활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중 대주주 지분율 30% 이하인 기업은 네이버(대주주 지분율 10.6%), KT&G(8.7%), POSCO(11.1%), KT(11.0%), 하나투어(14.9%), 유한양행(15.5%) 등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지분율이 25% 이하로 낮은 기업일수록 주총 성립과 주요 안건 통과를 위해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주주 중심의 의사결정이 예상된다”며 “소액주주 입장에선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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