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대생 191명 설문조사…성희롱 경험 50.8% -지도교수에게 피해 보고한 경우는 8.2%에 그쳐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간호사를 꿈꿔 간호학과에 진학한 대학생 중 절반은 실습 중 성희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희롱 가해자 대부분은 환자와 환자 보호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여성건강간호학회지 최신호에 따르면 지난해 5∼6월 사이 간호학과 4학년 재학생 19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97명(50.8%)이 실습 도중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간호대생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고 있는 성희롱은 부적절한 신체접촉으로 147건을 기록했다. 일부러 간호대생이 가는 길을 막거나 몸을 스치는 행위가 많았고, 직접적인 접촉이나 신체를 밀착시키는 행위도 주요 성희롱으로 지목됐다. 언어적 성희롱과 시각적 성희롱도 각각 72건과 55건으로 나타났다. 성희롱 피해를 두 번 이상 겪은 경우가 전체 피해자 중 71.7%를 기록했고, 4~6회까지 성희롱을 당했다는 응답도 34%에 달했다.
가해자는 대부분 환자로 전체 사례 중 93.8%(91명)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환자의 보호자가 6.2%(6명)를 기록했다. 가해자 연령대는 대부분 40~50대 중년으로 77.4%에 달했다.
실습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이 만연한 상황이지만, 적절한 대처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를 입었다는 응답자 중 84.5%(82명)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지도 교수에게 성희롱 피해를 보고한 경우는 8.2%에 그쳤다. 피해자의 절반 이상인 59.2%가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몰라서’라고 답했고, 도움을 받을 수 없을 것 같아 보고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도 46.1%에 달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간호학생들이 성희롱 피해에 대해 적극 대처하지 못하는 것은 임상실습 환경에서 상대적 약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며 “학습 현장에서 보호받아야 할 학생들이 성희롱에 취약한 상태라는 사실을 병원뿐 아니라 해당 학교도 인식하고, 방지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