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에 해외 수주 확대 기대 원화 가치 올라 수주경쟁력↓ 환차익↓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최근 몇 년간 이어진 저유가ㆍ저금리ㆍ원화 약세의 거시 경제 환경이 반전되면서 건설업계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유가 상승은 호재, 원화 강세와 금리 인상은 악재라는 평이지만 전반적으로 경영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배럴당 58.56달러를 기록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50달러 선에 머물던 게 이젠 60달러 선에서 새 균형점을 찾은 모양새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의 난’으로 인한 정세불안과 경제개혁, 석유수출국기구의 원유 감산 합의 등으로 생겨난 효과다.

건설업계는 플랜트 발주 물량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수 년간 계속된 저유가에 수주 절벽이 이어지면서 해외 실적도 반토막났기 때문이다. 플랜트는 해외 실적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산유국의 재정 여건이 개선되면 발주 물량이 늘면서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대형사를 중심으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유가 상승 기조가 지속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며 “현재 유가는 정정 불안 등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근본적인 수급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지속가능성이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유가가 올라도 발주 물량 상승으로 이어지는 상관관계가 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히려 유가 상승의 효과가 아직 보이지도 않았는데 원화 가치만 올라 업계의 부담이 더해지고 있다. 5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085.8원으로 2주째 1100원 이하다. 애초 업계는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환율이 오를 것을 전망했는데 반대 상황이다.

원화 강세는 가뜩이나 일감 부족인 건설업계의 수주경쟁력을 약화시킨다. 경쟁국인 일본의 엔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의 위안화는 강세이긴 하지만 원화에 비해 가치 상승폭이 작기 때문이다. 또 기왕에 수주했던 사업의 대금을 달러화에서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환차손도 발생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달러화 기성을 일단 해외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거나, 환율 변동 보험에 가입해 위험을 줄이고 있다”며 “저환율이 지속될 경우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사업 여건이 이처럼 악화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건설경기마저 먹구름이 낀 점도 부담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시장에 쏠렸던 자금이 이탈할 것으로 예상되고, 회사채 금리가 오르는 등 사업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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