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여파 정책상품만 은행 4년前보다 절반 수준 서민, 사잇돌 외 대출 막혀
금융기관에서 사잇돌 대출 등 정책 상품 외에 중금리 대출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 등과 맞물리면서 금융기관들이 자체적인 중금리 대출 상품을 취급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서민들은 정책 상품 이외의 대출은 받기 어려워졌고, 금융기관들은 보증기관의 보증이 들어가 안전한 정책 상품에만 의존하게 돼 자체 리스크 관리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은행권의 중금리 대출(대출금리 6% 이상) 비중은 2.9%로 집계됐다. 3~4년 전만 해도 5%대였던 중금리 대출 비중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은행권의 중금리 대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다 2015년 4월에는 0.8%까지 떨어졌다. 기준금리가 2.5%에서 1.75%로 0.75%포인트 떨어지긴 했지만, 중금리 대출 취급 비중은 5분의 1 수준으로 확 줄어든 것이다. 이후 서민의 은행권 대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금융당국의 압박과 지난해 6월 사잇돌 대출 출시 등에 힘입어 3%대까지 높아지긴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그 비중이 3.1%를 넘어서지 못하며 정체 상태에 빠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6등급 이상인 저신용자의 경우 이미 실행된 대출에 대해서 만기 연장을 해주기는 하지만,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신규 대출은 거의 안 하고 있다”라며 “은행이 관련 대출을 직접 취급하기보다 지주 내 저축은행 계열사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저축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대출금리 10~18%)의 비중은 2015년 말까지만 해도 24.5%였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19.8%까지 떨어지다 그해 9월 사잇돌2의 출시로 23.1%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올해 본격화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대상에 중금리 대출이 포함되면서 지난 6월 23%, 11월 22.8% 등 제자리 걸음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어차피 상ㆍ하반기 대출 규모를 5%밖에 늘리지 못한다면 자연히 수익이 더 나는 고금리 대출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라며 “정책상품 외에 중금리 대출 상품을 적극 권유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서로 이유는 다르지만 은행과 저축은행 등 모두가 자체적인 중금리 대출 상품 취급을 하지 않으면서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은 사잇돌 대출이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대출 수단이 됐다. 결국 중금리 대출도 주택담보대출처럼 정부 의존도만 키우게 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잇돌 대출이 처음 출시될 때 저축은행들은 중금리 대출 시장에 적극적이었지만,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중금리 대출까지 포함되면서 금리를 내릴 유인이 없어진 것 같다”라며 “결국 서민들은 정책 상품에만 목을 메게 돼 정부도 쉽게 사잇돌 대출 공급 규모를 줄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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