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서울 강동구에서 1년 반 가량 아이돌보미 교사 생활을 해 온 A 씨는 최근 돌보미 교사 일을 그만뒀다. 아이 엄마가 자신을 ‘선생님’ 대신 ‘아줌마’라고 부르자, 일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A 씨는 “어떤 엄마는 청소를 비롯한 전반적인 집안 일을 맡기는 경우도 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맞벌이 부부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한 ‘아이돌보미 서비스’에 참여하는 돌보미 교사들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2007년 약 1만여 가구가 이용한 이래 해마다 꾸준히 증가, 지난해에는 약 5만 가구가 이용하고 있지만 돌보미 교사들의 고충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 직접 방문해 아이들의 간식과 등하교를 챙기는 ‘선생님’의 일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많은 가정에서 ‘가사도우미’처럼 가사 일 전반을 떠맡기는 상황이다.

돌보미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아이돌보미 서비스제공기관에 건강진단서와 B형간염 등 전염성질환 검사가 포함된 지원서를 내고 면접도 봐야 한다. 수행하는 서비스에 따라 다르지만 2주에서 2개월 정도의 재교육 과정도 거쳐야 한다. 일선에 투입돼도 해마다 개별과정 보수교육도 이수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보니 현장의 돌보미 교사들은 스스로를 ‘선생님’이라고 자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나가면 업무를 맡은 가정에서 “웃돈을 얹어줄테니 가사일도 봐달라”고 제안하거나 화장실 청소 등 아이돌보미 서비스의 역량을 벗어나는 일을 시키는 일이 부지기수다. 돌보미 교사의 교육을 맡고 있는 일자리 센터 직원 B 씨도 “원칙대로라면 가사일을 도와줄 수 없지만, 직접 본 이상 안 해줄 수가 없다”며 돌보미 교사들이 공공연하게 가사를 돕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은 교육을 받은 돌보미 교사들의 자부심을 떨어뜨린다. A 씨는 “아이 엄마가 ‘아줌마’라고 부르면 사무실을 통해 ‘선생님’이라고 정정해주길 부탁드리지만, 엄마들에게 우리가 ‘교사’라는 인식이 박혀있지 않아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고 했다.

교육 현장에서 직접적인 ‘월권행위’가 이뤄지기도 한다. 한 돌보미 교사는 “교육 프로그램이 아이들 마음에 드느냐, 들지 않느냐보다 부모 마음이 더 중요하다”며 “돌보미 교사를 선생님으로서,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여가부 측은 이와 관련해 “현장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서비스의 범위”라며 “현재는 육아와 가사의 범위 등을 비롯해 기타 문제가 생길 시 이견조정위원회에서 협의ㆍ조정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가정 내 돌봄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사 추가형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며 “돌보미 교사 분들의 교사로서의 자긍심을 해치는 선을 넘지 않도록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