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부족분 감안땐 최소 ‘10조+α’ 필요…실효성·실현가능성 회의론 · 국회 동의도 쉽지 않을듯
최경환 경제팀이 ‘추경(추가경정예산)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아직 실행 단계는 아니지만 여차하면 빼어들 태세다.
일단 운은 띄웠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직접 추경 편성 가능성을 언급했다. 꺼져가는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추경의 실효성과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경제 체질을 바꾸려는 노력보다 성장률의 단기 성과에 집착해 추경을 남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회 동의 등 공론화 과정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상황이 국가재정법상 추경 편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도 추경의 현실성을 떨어뜨린다.
최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 서면답변에서 “현 시점에서 추경 편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경제 여건이 바뀌어 경기 침체 등 법령상의 추경 편성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면 재정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추경 편성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경은 정부가 재정을 동원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가장 강력한 정책 수단이다. 추경 찬성론자들은 우리 경제의 ‘더블딥’(경기가 반짝 회복 후 다시 침체하는 것) 가능성을 경계한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완만하게 진행되던 경기 회복세는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5월 광공업생산’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6월 지표까지 안 좋게 나오면 더블딥이 현실화할 수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한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오는 11일 성장률 전망치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인 4%는 달성 불가능한 수치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어려운 세입 여건도 추경 편성 필요성의 논리적 근거다. 올해 4월까지 국세 진도율은 34.4%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35.0%)보다 0.6%포인트 낮고 2012년 같은 기간(약 40%)보다는 5%포인트 이상 낮다. 8조5000억원에 달하는 세수가 펑크 난 지난해보다 진도율이 더 낮다 보니 이대로 가면 올해도 세수 결손 사태를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때문에 세수 부족분을 메우면서 경기를 부양하려면 최소 10조원 이상의 추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추경을 편성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현행 국가재정법 제89조는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법령에 따라 국가가 지급해야 하는 지출이 발생하거나 증가하는 경우에 한해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와 한은,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거나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기는 하지만 가장 낮은 전망치가 3% 초반대인 만큼 ‘경기침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추경 회의론자들의 시각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추경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많아지겠지만, 회복세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추경까지 끌어들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경 등 재정정책은 효과는 빠르지만 결정과정이 오래 걸리고, 현재의 어려움을 미래 세대의 빚으로 떠넘기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신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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