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 방식·임금체계 개편 논란 속 노노갈등 등 넘어야 할 산 수두룩 복리후생 등 처우 개선도 불투명
정부가 공공기관에서 상시·지속적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 31만6000명 중 20만500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확정했으나 전환 방식, 임금체계 개편을 둘러싼 논란, 노노갈등 등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더라도 임금이나 복리후생 등 처우는 크게 개선되지 않는 ‘무늬만 정규직’을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6일 고용노동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정부는 정규직 전환으로 인한 국민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용안정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임금 등 처우 개선은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하고, 정규직 전환자에 대해서는 일률적인 호봉제보다는 직무급 등 합리적인 임금체계를 적용하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사실상 임금 수준을 당분간은 기존 수준대로 묶어두겠다는 얘기다.
실제로 고용부는 지난달 각 해당기관에 “직종별로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의 취지가 반영되도록 임금체계를 설계하되, 충분한 검토 없이 기존의 호봉제 임금체계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신중히 해야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바 있다. 또 청소·시설관리 등 주요 5개 직종에 대해서는 11월까지 동일한 임금체계 표준안을 만들어 각 사업장에 내려보내기로 했다.
이래서 이번 정규직 전환계획을 발표를 놓고 제대로 된 처우개선은 없는 ‘무기계약직’ 양산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무기계약직은 법률상 정규직으로 분류돼왔지만, 임금과 복리후생 측면에서 많은 차별과 불이익을 당해 ‘무늬만 정규직’으로 불려왔다.
이번 대책에 구체적인 재원대책이 빠져 있는 것도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고용부는 853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특별 실태조사를 하면서 전환인원과 예산소요액 등을 조사하고도 결과를 발표하지 않은채, 무기계약직 전환에 따른 1인당 식비 13만원, 복지포인트 40만원, 명절 휴가비 80만~100만원 가량을 단순 취합해 1226억원을 소요재원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자치단체(지방공기업 포함)라든지 교육기관 쪽은 증액된 교부세 5조원, 교부금 6조원에서 끌어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처우 개선비는 임금과는 다르다. 이번에 전환하는 비정규직의 임금체계를 기존 정규직과 같은 호봉제로 한다면 정부의 재정부담은 해가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것이 뻔하다.
또한 이번 대책에선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31만6000명 가운데 중·고교 강사 등 14만1000명을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논란거리다. 노동계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가 아니라 비정규직 절반시대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된 근로자들의 불만과 처우개선도 넘어야할 산이다. 이들의 불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이번 대책이 비정규직 근로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위화감을 조성하는 불씨가 될 수 있다.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임금 등 처우문제, 직접고용 혹은 자회사 고용 등의 문제를 놓고 사업장에서 노노(勞勞)갈등이 발생할 여지도 많다. 또 정부기 제시한 주요직종 임금체계 표준안 마련은 노사갈등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파견용역직의 경우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이 허용되는데 용역회사와 같은 자회사 전환을 방지할 대책도 필요하다. 자회사는 전문적인 서비스 행정 조직으로서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춰야지 단순히 기존의 용역업체를 대신하는 형태라면 적절하지 않다는게 고용부의 입장이다. 고용부는 진행중인 용역결과를 토대로 가급적 12월 안에 자회사 요건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도출할 계획이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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