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내전의 고통 속에서도 월드컵의 희망을 놓치 않았던 시리아 팀이 끝내 러시아행 티켓을 얻지 못했다.
시리아는 10일 호주 시드니 ANZ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아시아 지역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지난 5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1차전서 1-1로 비긴 데 이어 2차전에서도 패하면서 월드컵 본선을 위한 대륙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것이다.
이날 패배로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은 무산됐다. 하지만 시리아는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선전을 이어가며 강렬한 인상을 남겨 의미있는 경기를 펼쳤다. 먼저 시리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5위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참 앞서는 50위 호주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비겼고 이번 2차전에서도 처참히 패하지 않았다.
전반 6분 알 소마의 선제골로 앞서가다 13분 호주 팀 케이힐에 동점골을 내준 후 호주의 파상 공세에도 추가 실점을 막은 채 버텼다. 그러나 연장 후반 케이힐에 다시 골을 허용하며 결국 무릎을 꿇었다. 마지막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은 시리아는 연장 종료 직전 알 소마의 프리킥이다시 한번 호주 골대를 위협하기도 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시리아 대표팀이 보여준 선전은 ‘기적’ 그 자체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고 무엇보다 지난 2011년 3월 이후 6년 넘게 내전을 치르느라 국가가 사실상 마비 상태이기 때문이다.
시리아는 지난 8월 카타르전에서 3-1로 승리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의 가능성을 보여준 데 이어 지난달 A조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인 이란전에서는 최종예선 무패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이란에 첫 실점을 안기며 2-2의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 무승부로 시리아는 우즈베키스탄에 골 득실로 앞서 조 3위를 확정 지으며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을 더 높였다.
비록 기적은 미완성으로 끝났고 내전도 계속 진행 중이지만 이번에 전 세계에 보여준 시리아 대표팀의 투지는 전쟁국가로만 여겨졌던 시리아를 다른 방식으로 인식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한편 힘겹게 월드컵 본선 진출의 불씨를 살린 호주는 내달 북중미 4위팀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러 본선 진출 여부를 최종적으로 가리게 된다. 현재로써는 파나마 상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호주의 대표 공격수 케이힐은 이날 경기장에 운집한 4만 명의 호주 축구팬들 앞에서 동점골과 역전골을 뽑아내며 호주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케이힐의 통산 50번째A매치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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