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선수, 이체 기록 공개 “감독이 입시 대가로 금품 요구” 주장 -“전지훈련비” vs “시기ㆍ비용 달라” 양측 송금 내역 놓고 말 엇갈려 -학부모들 “선수 출전에도 문제 있다”며 체육회에 진상조사 요구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현직 서울시청 소속의 한 수중 스포츠 종목 감독이 선수 학부모들부터 금품 등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0일 체육계에 따르면 전ㆍ현직 수중 스포츠선수 학부모 7명은 지난달 20일 현직 서울시청 소속 A 감독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전국체전 출전 선수 명단을 임의로 바꾸는 등의 비위 의혹이 있어 진상 조사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대한체육회와 서울시체육회 등에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감독이 선수와 학부모로부터 입시를 대가로 현금 등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실제 헤럴드경제가 만난 한 전직 수영선수 B 씨는 “과거 A 감독으로부터 지도를 받을 당시 A 감독이 부모님에게 자주 금품 등을 요구했다”고 주장하며 당시 통장 거래내용과 가계부를 공개했다.

B 씨가 공개한 당시 통장 내역과 가계부에는 날짜와 함께 B 선수의 어머니 계좌로부터 A 감독에게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에 가까운 현금이 이체된 기록이 남아있었다. 지난 2005년께부터 3년여에 걸쳐 A 감독에게 2000여만원을 제공했다는 B 씨는 “당시 클럽에서 유소년을 가르치던 A 감독이 ‘대학에 가려면 학장 등 여러 곳에 로비를 해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금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 B 씨는 당시 통장 내역을 공개하며 자신을 담당하던 코치의 대학원 학비까지 A 감독이 요구해 건네줬다고 했다. 그는 “당시 대학원 등록금 400여만원을 코치의 계좌로 입금했다”며 “상식적으로 압력이 없었다면 코치의 대학원 학비를 대신 내주는 제자가 있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해당 송금 내역에 대해 당사자인 A 감독은 “당시 1000만원을 받은 것은 맞지만, 10년도 더 된 일이라 내용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학생의 레슨비와 전지훈련비, 고가의 수영 장비를 대신 구매해주며 생긴 기록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A 감독과 같은 클럽에서 근무했다는 관계자는 “당시 B 씨를 가르친 것은 다른 코치이기 때문에 B 씨가 레슨비를 A 감독에게 낼 이유가 없었다”며 “수영 장비를 대신 구매해줬다는 해명도 당시 100~140만원이던 장비 시세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도 해당 종목의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지만, 선수가 감독의 통장에 1000만원씩 입금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B 씨도 “A 감독이 동생의 전지훈련비 명목으로 당시 돈을 받았다고 하지만, 동생이 실제 전지훈련을 갔던 시기와 맞지 않다”며 “전지훈련비도 평균 200만원을 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B 씨뿐만 아니라 다른 전ㆍ현직 선수들의 학부모들도 크고 작은 금품을 A 감독에게 제공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부모는 “대입과 성적을 거론하며 돈을 요구해 주지 않을 수 없었다”며 “사실을 밝히면 자식이 운동을 계속 할 수 없을 것 같아 신고하지 못했다”고 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금품 등으로 출전 순서가 매겨지는 등 출전권을 가진 A 감독이 성적에 따라 선수 출전을 정하지 않는 등의 정황이 학부모들 사이에 돌았다”며 진상 조사를 요구한 상황이다. 민원을 접수한 체육회 측은 “학부모들의 민원이 제기된 것은 맞지만,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것이 없다”며 “이른 시일 안에 조사 결과를 당사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