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공공주택 공급확대 제안 공공소유 땅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 정부ㆍ공기업 ‘기회비용’ 부담 커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공공개발로 서울 용산과 강남 등 ‘노른자’ 땅에 현 시세의 3분의 1가격의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현실화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30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집값 안정책’으로 공공주택 공급확대를 제안했다. 공공토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직접 개발해 공공주택을 공급하면 된다는 것이다. 정부 및 산하기관이 보유한 용산구의 수송부나 캠프킴 부지 혹은 서울시 땅인 삼성동 서울의료원 부지, 학여울역 세텍부지 등은 거주여건이 양호하고 도심과도 가까워 공공개발을 하면 거주안정뿐 아니라 주변 지역 집값도 진정시킬 수 있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대표적인 곳이 용산이다.
경실련은 “용산구 유엔사 및 외인아파트 부지를 팔지 않았다면 3.3㎡당 1000만원대 공공주택을 지어 집값안정 및 서민들의 내집마련도 가능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각각 1조500억원, 6131억원에 민간에 매각하면서 향후 고분양가로 인한 주거불안 심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경실련은 남아 있는 수송부와 캠프킴 부지를 땅은 임대를 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공공개발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수송부 부지의 경우 현재 공시지가(2120만원)와 정부 계획 용적률(600%) 등을 토대로 토지비와 건축비를 계산하면 3.3㎡당 889만원에 공급할 수 있다고 경실련은 설명했다. 이는 인근 이태원동이나 보광동의 3.3㎡당 시세인 2400만원의 37%에 불과한 수준이다. 여기에 매달 토지비의 3%수준(60㎡당 월 15만원)의 토지임대료를 더하면 된다.
관건은 현실 가능성이다. 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한다는 아이디어는 이미 2006년 당시 한나라당이 내놓은 ‘토지임대부 주택분양제’와 닮았으며 이를 토대로 현실화한 이명박 정부 시절의 보금자리주택과 맥을 같이한다. 경실련은 적용 지역을 국가와 지자체 땅으로 한정해 단점으로 지적된 예산 필요성을 줄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위원은 “임대 주택용으로 활용할 경우 괜찮은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토부가 이를 실행하려 해도 산하기관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쉽다. 당장 수송부 부지의 경우 이를 매각해 부채를 줄일 계획인 코레일이 반길리 없다. 정부나 공공기관ㆍ산하기관이 ‘땅장사’, ‘집장사’를 한다는 비판 못지 않게, 가치가 높은 자산을 매각해 민간경제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편이 더 낫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또 ‘집=토지소유’의 개념이 강한 우리나라 정서상 건물만 임대할 경우 시장이 얼마나 호응할지도 미지수다. 주거안정뿐 아니라 핵심자산으로서의 집을 무시할 수 없단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검토할 부분이 많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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