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완이법’ 후 6건 범인 검거 수사팀 연속성 등은 과제로 “이 세상 어느 부모가 자식의 억울한 일을 겪었는데 그냥 물러설 수 있겠어요. 공소시효에 막혀 억울함을 풀어 줄 수 없다면 부모가 왜 있습니까.”

지난 2015년 3월 고(故) 김태완 군의 어머니 박정숙 씨가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절박함의 눈물을 흘리며 살인죄 공소시효 철폐 촉구했다. 지난 1999년 5월 20일 오전 11시 대구 집 동네 골목에서 한 남성이 끼얹은 황산을 뒤집어 쓴 김태완(당시 6세·사진)군이 49일 간 고통 속에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사건 이후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없애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쳤다.

정치권이 적극 나서면서 2015년 7월 24일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이른바 ‘태완이법’이 통과돼 31일 공포됐다.

법 공포 당시 공소시효가 남아 있던 2000년 8월 1일 이후의 사건에 대해서만 공소시효가 폐지되자 경찰은 각 지방청마다 미제사건수사팀을 설치해 미제로 남은 사건 재수사에 착수했고 이후 6건의 장기 미제 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태완이법이 적용된 3년 이상 장기 미제 사건 중 현재도 수사가 진행중인 사건은 268건이 남아있다.

10년 이상 지난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수사팀의 집념에 그 성패가 달린 경우가 태반이고 가장 큰 난제는 수사의 연속성이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 인사 시스템 상 사건 담당자가 자주 바뀌다 보니 오랜 기간 수사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초기 수사 당시 증거나 목격자가 없거나 불충분해 해결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인데다 숨겨진 목격자가 있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진 경우가 많아 사건을 잘 이해하는 인력으로 수사팀을 구성하는게 필수다. 2012년 울산 움막 살인 사건이나 2001년 6월 28일 경기도 용인시 교수부인 강도살인사건 같은 경우 기존 수사팀의 일원이 재수사를 다시 맡아 범인을 검거하는데 성공한 사례다.

범죄자의 유전자 정보를 적극 활용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지난 2010년 ‘DNA 신원 확인 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살인ㆍ강도ㆍ강간 등 강력범죄와 인신매매ㆍ폭력ㆍ주거친입ㆍ재물 손괴 등을 저지른 범죄자와 미수범에 대해 DNA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경찰은 법 시행 이후 2015년 말까지 4만5055명의 구속피의자와 8민7756건의 현장증거물에 대한 DNA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이를 활용, 2953건의 미제사건을 해결했다.

지난 2001년 2월 4일 발생한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이 15년만에 DNA 분석을 통해 해결된 대표적 사건. 2001년 2월 4일 전남 나주시 드들강 유역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고생 박모(당시 17세) 양의 주검에서 용의자의 DNA가 확보됐지만 초기 수사에선 맞는 용의자를 확보하지 못했다. 관련 법이 시행되면서 2012년 다른 살인사건으로 수감중이던 김모(40) 씨의 DNA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지난해 법의학자가 용의자의 정액과 김 양의 생리혈이 섞이지 않았다는 점에 착안, 성폭행 직후 살해 됐다는 점을 확인, 김 씨의 알리바이를 무력화하면서 법원의 무기징역 선고를 이끌어냈다.

김 교수는 “강력범죄 범죄자의 DNA를 수집해 미제 사건에서 발견된 DNA와 적극 대조하면 진범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되지만 인권 침해 등 논란이 있어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사당국이 집회 참가자 등의 유전자 정보까지 무분별하게 수집한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신뢰를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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