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06년 대우건설 인수 당시 ‘대우’ 브랜드 해외사용을 두고 소유자였던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과 적잖은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당시 금호그룹은 높은 사용료를 요구하는 대우인터내셔널에게 해외상표권 사용을 막으면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압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대주주였던 자산관리공사의 중재로 해외 상표권 허용안이 합의되면서 매각은 마무리됐다. 이는 최근 금호타이어 매각을 둘러싸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상표권 사용 불허 카드로 맞서는 박 회장의 현재 행보와 정반대의 모습이다.
9일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2006년 대우건설 인수 당시 금호아시아나 측은 6조원대의 높은 인수금액을 제시하면서 대우 브랜드사용이 합의되지 않으면 재무적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힘들어 인수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놨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매각을 진행하던 자산관리공사의 중재로 해외 브랜드 사용에 대해 수십억원의 비용을 대우인터내셔널에 지급하는 것으로 조정됐고, 실제 사용료를 납부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 지주회사격인 금호산업을 살리기 위해 채권단은 그룹 전체에 7조원 가량을 투입해 아직도 5조 가까운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라며 “채권단의 도움으로 살아난 회사의 보유 상표권을 담보로 매각에 어깃장을 놓는 건 심각한 모럴해저드”라고 성토했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기업의 매각 과정에서 상표권 갈등이 이토록 격화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과거 현대, 대우, 삼성 등 주요 대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 경영에 따른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매각시 브랜드 사용 협조는 순조롭게 이뤄져 왔다. 특히 과거 금호그룹의 구조조정 당시 KT그룹에 금호렌터카를 매각하면서 기타 계열사보다 낮은 요율로 상표권을 허용한 전례도 있다.
채권단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에 상표권 사용 불허 전례가 생기면 앞으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가진 부실 대기업의 구조조정은 상표권을 틀어쥔 옛 계열사에 의해 좌초될 수도 있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채권단은 더블스타의 상표권 20년 사용(5년 사용 후 15년 연장) 및 연 매출액의 0.2%인 사용료율 유지를 승인할지 여부를 오는 9일까지 회신하라는 공문을 상표권 소유자인 금호산업에 전달한 상태다. 채권단은 상표권 사용 불허시 경영권 및 우선매수권을 모두 박탈하겠다는 내부 입장을 정한 상태다.
정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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