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 빨리안정” 발걸음 서둘러 오전 사전투표율 지난 총선 2배 아침부터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초등학생 딸 손을 잡고 청와대에 현장 체험 학습을 온 가장부터 자격증 학원에 가기 전에 들러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한 취업준비생, 철야 근무를 끝내고 복귀 중인 의경과 주간 근무를 시작하는 소방관까지 사전투표 열기는 뜨거웠다.
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아침 7시 종로구청에서 사전투표를 한 허범산(47) 씨는 “초등학교 2학년 딸에게 지난해부터 청와대 구경시켜준다고 어제 저녁에야 진도에서 가족들과 올라왔다”며 “전에는 사전투표 미리 등록하고 찾아보고 했던 것에 비하면 정말 편리한 것 같다”고 했다. 허 씨는 사전투표소 안내표지판 앞에서 딸 사진을 찍고는 부인과 함께 청와대로 향했다.
이날 생애 처음 투표를 했다는 최영은(23ㆍ여) 씨는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서 근처 학원 가는 길에 들렀다”며 “사전투표 생각보다 너무 잘 돼 있다. 사진도 찍고 하고 싶었는데 오히려 훅 지나간 느낌이다”고 했다.
사전투표에 나선 시민들은 촛불집회를 언급했다. 종로구 인근 세무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이정필(42) 씨는 “지난해 촛불집회를 생각하면 어서 시국이 안정됐으면 하는 바람에 투표를 서둘러서 하고 싶었다”며 “대선 날 내가 갑자기 아플 수도 있고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지 않나”라고 했다.
철야 근무를 끝내고 복귀하는 길에 투표소를 찾은 현직 의경 이모(23) 씨는 “신분상 정치적 발언을 하기는 망설여지지만 지난해 촛불집회에 계속 근무했었다”며 “사전투표 절차도 간단하고 3분도 안 걸렸다. 다들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현직 소방관 김모(37) 씨는 “9시부터 주간 근무라서 얼른 투표하려고 왔다”며 “촛불집회 민심을 얼마나 수용하는지가 대통령 후보자들을 선택하는데 영향 컸고 현직 입장에서 소방관의 처우 개선을 공약하는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투표하고 여행을 간다는 시민들도 많았다. 인도네시아 주재원인 남편을 만나기 위해 이날 오후 3시 비행기를 탄다는 윤정숙(54) 씨는 신촌동 사전투표소를 찾아 “지난번에는 해외에 나가 있었다. 대사관이 멀어서 안 했는데 이번에는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씨는 “투표소 앞에서 남편 한테 보낼 인증사진도 찍었다”고 덧붙였다.
사전투표소가 마련된 서울역 3층 대합실에는 새벽 6시부터 20여 명의 유권자들이 차례를 기다리며 권리를 행사하고 있었다. 아들과 함께 어버이날 전 부모님을 뵙기 위해 이른 새벽 서울역을 찾았다는 직장인 김모(43) 씨는 “서울역 대합실에 사전투표소를 설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선거일에는 스케줄이 어떻게 될지 몰라 미리 투표한다”며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사전투표 시작 2시간 만인 오전 8시께 아현동 주민센터 앞은 차량들로 가득 찼다. 4층 강당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는 대기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출근길에 사전투표소를 찾은 안현민(39) 씨는 “9일엔 회사에 전날 연차를 받아놓은 상태로 국내 여행을 가려 한다”며 “탄핵 국면에 반드시 올바른 후보가 대통령으로 뽑혀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전투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9시 기준 투표율은 1.39%로 집계됐다. 2016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사전투표 첫날 오전 9시 기준 0.66%의 두 배를 넘었다.
사회섹션 사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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