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로 원내 5개 정당의 제 19대 대선후보가 결정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됐다.

마지막 투표용지에 이들 중 누가 이름을 최종까지 올릴지는 아직 변수가 남았다. ‘단일화’다. 이를 두고 각 당 후보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프레임 대결’이 뜨겁다. 국민의당 안 후보를 중심으로 한국당과 바른정당까지 포함하는 ‘반문(反문재인)연대’ 혹은 ‘중도ㆍ보수 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가 정치권에선 최대 관심이기도 하다.

문 후보는 이를 두고 ‘적폐연대’라고 비판한다. 안 후보는 자신을 문 후보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주자라며 양자간 1대 1구도를 주장해왔다. ‘우파 결집’을 기치로 한 홍 후보는 바른정당과 단일화를 통해 ‘4자대결’이면 필승이라고 한다. 유 후보는 “좌파(문재인) 집권을 막아야 된다”면서도 한국당과는 ‘친박’ 때문에, 국민의당과는 ‘안보’ 때문에 연대 불가를 말한다.

우려되는 것은 이들 주장 대부분 ‘배제’의 언어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이다. ‘○○는 안된다’며 자신의 집권 당위성을 강변하고 있다. 좌파를, 패권세력을, 적폐세력을 막기 위해, 이들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자신이 나섰다는 논리다. ‘배제’의 언어는 상대에 대한 공포와 증오의 조장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벌써부터 각 후보들의 입이 험해지고, 말이 섬뜩해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 탄핵을 두고 ‘촛불’과 ‘태극기’로 분열된 국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의견은 다를 수 밖에 없고, 이를 의회와 광장에서 주장하는 것이야 지극히 정상적이다. 하지만 문제는 ‘다름’을 용납하지 않고, 서로를 ‘배제’하는 데 있다. ‘배제’는 결국 상대방의 ‘절멸’을 목표로 한 폭력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지난 각 당 경선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 두 건 있었다. 민주당 문 후보와 안희정 충남지사간에 이뤄졌던 ‘분노 대 선의’ 논쟁과 바른정당 유 후보와 남경필 경기 지사간의 펼쳐졌던 정책 토론이다.

먼저 ‘선의’ 논쟁은 동시대를 두고 두 정치인이 어떻게 다른 시각과 해석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줬다. 같은당 소속에 정치적으로는 ‘친노’(親노무현)라는 한 뿌리를 공유했지만, ‘분노’와 ‘선의’라는 두 단어로 압축된 두 사람간의 철학과 가치의 ‘차이’는 명확했다.

바른정당의 경선과정은 5당 중 단연 돋보였다. 유 후보와 남 지사, 그리고 소속당의 낮은 지지율이 유일한 단점이라 할만했다. 두 사람은 팔을 걷어붙이고 준비한 대본도 내던진 채 교육ㆍ병역ㆍ조세 제도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공격도 날카로웠고 방어도 만만치 않았다. ‘인신공격’이나 ‘동문서답’도 없었다. ‘보수주의’라는 정치이념에서 각 분야 정책의 각론까지 두 사람은 ‘차이’를 명확하게 드러냈다.

이처럼 ‘차이’를 선명히 하되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야 정치적 경쟁이 올바로 이뤄진다. 본선에서 각 후보들은 우리 사회의 개혁에 관한 철학과 방법론의 차이를 선명하게 드러내놓고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배제’의 언어가 아닌 ‘차이’의 정치가 필요하다. suk@heraldc 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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