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박찬호보다 빠른 20승…부상등 변수 없으면 7~8년후 달성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ㆍLA다저스)의 ‘박찬호 넘기’가 점차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와 6이닝 2실점으로 팀의 12-2 대승을 이끌고 시즌 6승을 달성했다. 지난 해 포함 40번째 선발등판에 통산 20승째를 올렸다. 이는 빅리그의 ‘아시아 레전드’ 박찬호, 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보다도 빠른 것이다.
류현진은 다저스 입단식을 가진 2012년 말 “매해 두자리 승수를 거두고 박찬호의 124승을 넘겠다”고 공언했다. 박찬호는 류현진이 성공적으로 데뷔 시즌을 보낸 지난 해 말 “류현진이 내 기록을 깰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이 발언은 구단과 팬에 대한 립서비스와 대선배의 덕담으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류현진 125승, 불가능한 목표 아니다=10승만 달성해도 성공이라던 류현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면서 더 많은 이들이 류현진의 아시아 최고기록 경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10승씩 12년 이상, 또는 12승씩 10년 이상’을 던져야 한다는 계산이 아니라 ‘15승씩 8년 이상’이면 되지 않느냐는 새 계산법이 힘을 얻는다.
박찬호는 94년 다저스에 입단해 96년 3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15시즌 동안 124승을 만들었다.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한 97년 14승을 거뒀고 15승을 거둔 98년 20승을 돌파했다. 99년 13승, 2000년 18승, 2001년 15승, 2002년 9승을 거둔 뒤부터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이후 2005년 한 차례 12승을 거둔 것을 제외하곤 다시는 두자리수 승수를 거두지 못 했다.
이에 비해 류현진은 데뷔 첫 해부터 선발 14승을 올린 데 이어 올해도 조기 6승을 달성하는 등 팀의 핵심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승수도 승수거니와 0.300에 수렴되는 방어율과 1.20에 가까운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면에서는 박찬호보다 낫다는 평가를 진작부터 받고 있다.
▶박찬호 넘더라도 ‘일본 듀오’ 협공이…=다만 류현진이 천신만고 끝에 박찬호의 대기록을 넘어 125승 고지에 도달하더라도 이 기록이 아시아 최고기록으로 남는다는 보장은 없다. 이유는 일본 프로야구를 ‘씹어먹고’ 메이저리그에서도 펄펄 날고 있는 다르빗슈 유(28ㆍ텍사스 레인저스)와 다나카 마사히로(26ㆍ뉴욕 양키스) 때문이다.
다르빗슈는 2012년부터 빅리그에서 활약하며 올시즌 5승(2패)로 통산 33승을 달리고 있다. 승운이 없는 편이지만 매해 15승 이상 찍을 수 있는 페이스다. 올시즌 데뷔한 다나카는 류현진보다 나이도 1살 적은 데다 이미 8승(1패)을 거둔 무시무시한 기세다. 방어율 역시 2.06으로 최고 수준이다. 이들에 대한 현지의 기대치는 류현진보다 높은 게 사실이다.
적어도 7,8년 후는 아시아 최고기록을 놓고 류현진과 다르빗슈, 다나카의 3파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고된다. 셋 모두 큰 부상 없이 꾸준히 활약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면 130승을 넘는 아시아 기록이 새로 쓰여질 수도 있다.
▶30대 중반까지 내구성이 받쳐줘야 기록 달성 기회=류현진은 2012년까지 한국 프로야에서 7시즌을 뛰며 98승을 거뒀다. 이 승수는 메이저리그 승수를 논할 때 제외되는 게 당연하지만, 그 커리어를 쌓기까지 한해한해 소모한 신체의 내구 연한까지 리셋되는 건 아니다. 개인마다 편차는 있지만 30대 중반부터는 확연히 구위가 떨어지고 체력회복도 더디다. 이른 나이에 데뷔했다면 전성기도 더 빨리 찾아오고 더 빨리 시든다. 150㎞ 가까운 속구는 빅리거들의 방망이도 밀려나지만, 4~5㎞만 속도가 떨어져도 좋은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다.
뜻 밖의 부상은 더 큰 장애물이 된다. 박찬호부터도 허리 부상으로 고생한 후 승수 쌓기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져 전성기를 조기 마감해야 했다. 류현진은 프로 입문 전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이력이 있다. 현재의 안정적인 투구 폼으로 최대한 팔꿈치를 아껴 써야 하는 게 과제다. 다르빗슈는 목 통증으로 올 시즌 두 차례 전력에서 이탈한 적이 있고, 다나카 역시 역동적인 투구 동작에서 온 허벅지, 옆구리 부상 이력이 있다.
조용직 기자/
yjc@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