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사용 부족때 稅 추가부과 금융권 세금 피하려 배당카드 외국인 주주 배만 불리는 효과 보험사 자본건전성 관리 이중고

기업이 벌어들인 순익 중 투자ㆍ배당ㆍ임금에 일정 수준 이상을 쓰지 않는 기업에 법인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기업소득환류세제로 금융권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제조업과 달리 설비투자 여력이 크지 않은 금융업권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탓에 금융사들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배당카드를 꺼내들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외국인 주주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아울러 새로운 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비상이 걸린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까지 더해지며 자본건전성 확보와 세금폭탄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 호조로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을 실시한 보험사들은 올해 배당 규모를 산정하는 데 진통을 겪고 있다. 새로운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린 보험사들은 내부 유보 확대를 위한 배당 성향을 줄여야 하지만, 이럴 경우 기업소득환류세를 물어야 하기 때문.

IFRS17이 적용되면 보험사들은 향후 4년간 약 20~30조에 달하는 자기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초부터 보험회사에 과도한 배당을 자제하고 자본을 확충하라고 권고해 오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미 보험사들은 배당금은 규모는 크게 늘리면서도, 배당 성향은 줄여온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가 2214억원에서 2593억원, 현대해상이 598억원에서 1076억원, 동부화재가 981억원에서 1044억원, KB손해보험이 240억원에서 399억원으로 배당금 규모를 각각 늘렸다.

하지만 배당성향은 삼성화재(2.87%p↑)만 늘었을 뿐, 현대해상(1.91%p↓), 동부화재(3.25%p↓), KB손보(1.85%p↓) 등은 모두 줄었다.

이미 선제적으로 배당을 줄이고 내부 유보를 늘린 보험사는 이미 환류세를 납부할 처지다. 교보생명의 경우 지난해 기준 110억원의 환류세를 내야 한다. 삼성생명은 34억원, KB손보는 30억원, 흥국생명은 3억원의 환류세를 물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쪽에서는 돈을 쌓아두라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돈을 내지 않으면 세금을 물리겠다고 하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배당도 투자로 인정해 주든지,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이 필요한 보험사를 환류세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빨리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약 2조원 규모의 배당 시행이 점쳐지는 은행들 또한 상황은 다르지 않다.

금융업 등 설비투자가 거의 없는 서비스업의 경우투자액을 제외하고 한 해 이익의 30% 이상을 임금 증가와 배당에 써야 세금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미 고액의 연봉으로 세간의 질타 대상에 오른 은행원들에게 추가로 임금을 올려주는 데 적잖은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

더구나 각 은행들은 성과연봉제 도입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서 일률적인 임금 인상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세금을 피하기 위해선 배당 규모를 늘려야 하지만, 이는 결국 외국인 주주들의 배만 불리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기업소득환류세제는 기업의 투자를 장려하고, 근로자들의 소득 규모를 키우겠다는 취지였지만, 결국 금융권에서는 외국인 주주들의 배당금만 높이는 결과를 낳고 있다”라며 “특히 지난해 막대한 이익을 거둔 은행들의 수익은 급증한 가계대출의 이자 수취에서 나온 점을 감안할 때, 제도가 서민들의 이자로 외국인 주주들의 배만 불리는 역효과를 낳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정순식ㆍ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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