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통장 우려 발급 까다롭게 지나친 서류요구 발 돌리기도 #1 설을 보름여 앞두고 아이의 통장을 만들려고 모처럼 은행 창구에 간 주부 김모(36)씨는 빈손으로 나와야 했다. 아이 새뱃돈을 저축하려고 미리 통장을 만들려 했는데 요구하는 서류가 너무 많은 탓이다. 심지어 해외 출장 가 있는 아빠의 동의까지 필요했다.

#2 최근 경제캠프에 참여했던 최모(16)군 역시 펀드상품에 가입하려 은행에 갔다가 빈손으로 발을 돌렸다. 19세 미만 미성년자는 부모와 동행해야 펀드상품 가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수능 이후 필요한 여행자금을 부모님 몰래 미리 모으려고 했는데, 모은 돈을 책갈피 속에 숨기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최근 미성년자의 은행 거래에 제약이 많아지면서 최군과 같은 경제꿈나무인 아이들의 은행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설날 등 명절로 인해 신규 통장 수요가 많은 1분기의 경우 지난해 미성년자 신규 통장 개설 수는 14만4867개였다. 전년(16만1472개)보다 10.28% 줄어든 수준이다. 1년 전체 통장 개설 수를 비교해도 2015년 21만7088개에서 2016년 19만1015개로 13.65% 감소했다.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미성년자가 통장을 만들려면 부모와 반드시 함께 가야 하는데다 신분증과 가족관계 증명서 외에 부모 모두의 신분증, 기본증명서 등의 서류가 필요하다. 일부 은행에서는 부모 모두가 방문하거나 혹은 1명만 할 경우 나머지 한 명의 유선상 동의까지 받고 있다. 부모의 인감도장까지 요구하는 곳도 있다.

이 모든 서류를 다 준비했더라도 은행에서 작성해야 하는 서류도 만만치 않다. 은행거래신청서 뿐 아니라 ▷금융거래목적 증빙자료 및 확인서 ▷개인정보 수집 동의서(상품서비스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동의서(비여신 금융거래) 등의 서류에 대해 설명을 듣고 서명 혹은 날인해야 한다. 서명만 7번이나 필요로 한다. 이에 통장 하나 만드는데 20~30분 이상 시간이 걸리게 된다.

통장 발급이 어려워진 이유는 대포통장 때문이다. 2011년 보호자가 자녀의 명의로 통장을 만들어 대포통장으로 파는 사례를 적발됐다. 2015년 5월에는 당국이 대포통장이 많은 은행들을 직접 제재하기 시작하면서 미성년자 통장 발급절차도 더욱 까다로워졌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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