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 탁신 · 포로셴코 · 베를루스코니…美CNBC, 정경유착 · 부패 우려 꼬집어
‘푸틴, 탁신, 베를루스코니, 포로셴코의 공통점은?’
이들은 억만장자이면서 한 나라의 정치 지도자가 된 인물이다.
미국 CNBC 방송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빅토르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사례를 들며 억만장자는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태국에서는 탁신과 잉락 등 친나왓 일가가 부패에 연루돼 쿠데타로 정권을 잃었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도 성추문과 부패 혐의로 쫓겨나 사법부의 심판을 받았다. 러시아는 대통령의 제왕적 리더십으로 고립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국민의 희망으로 떠오른 ‘초콜릿 왕’의 정치와 경제의 분리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의 미디어 재벌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부패한 억만장자 정치지도자의 대명사가 됐다. 그는 이탈리아 최대의 미디어 그룹 미디어셋, 인터넷 미디어 그룹 뉴미디어, 프로축구팀 AC밀란 등 38개 회사를 거느린 90억달러 자산가다.
지난 1994년부터 2011년까지 세 번 총리직을 수행했지만 탈세 의혹과 매춘 등의 혐의가 제기되면서 끝내 사임했다. 최근엔 마피아와의 유착관계도 드러나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심지어 미디어 재벌에 의한 정치지배를 의미하는 ‘베를루스코니 현상’이란 용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베를루스코니 지지자들은 그가 좌파 세력의 정치공세로 인한 희생양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의 재임기간동안 이탈리아 경제와 정치 시스템 모두 제대로 기능하지 않았다고 CNBC는 평가했다.
태국의 탁신 전 총리와 여동생인 잉락 전총리는 공교롭게도 모두 쿠데타로 정권을 잃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의 구단주이기도 했던 탁신은 부패와 권력남용 혐의를 받았고, 2006년 쿠데타를 통해 축출됐다. 2008년 해외로 도피했고 동생인 잉락 전 총리가 집권하며 복권 운동을 벌였지만 그 역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탁신 전 총리의 자산은 23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0년 태국 대법원으로부터 동결된 자산만 766억바트(약 2조4000억원)였고 이 중 460억바트가 몰수됐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은 부자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계기로 미국 등 서방 정보기관이 추정하고 있는 재산 규모는 400억~700억달러(약 7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의 자산 규모가 어느정도이건 간에 러시아 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우크라이나 문제로 서방과의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내부적으론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인권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5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초콜릿 왕’ 포로셴코 대통령도 수십억달러 재벌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초콜릿 기업 ‘로셴 스위츠’를 운영하고 있는 포로셴코의 재산은 2013년 3월 기준 16억달러(약 1조6300억원)에 이른다.
올렉세이 하란 키예프-모일라 국립대학 교수는 “포로셴코의 가장 큰 문제는 그가 힘있는 사업가라는 점”이라며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경유착의 가능성을 우려했다.
CNBC는 우크라이나 사회 전반의 문제를 지적하며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부터 레오니드 쿠치마 대통령까지 모두 경제 사회 발전을 위한 건설보다는 자신의 별장을 만드는 데 열을 올렸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CNBC는 “나쁜 리더십과 억만장자의 부 사이의 인과관계가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며 “다만, 민주주의 발전이 더딘 국가의 지도자들이 부패를 저지르고 뒷거래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포로셴코가 우크라이나 최초의 ‘좋은 억만장자 지도자’가 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문영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