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엑소(EXO) 행성에서 온 11명의 엑소 외계인이 지구상에서 펼친 첫번째단독콘서트는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엑소 왕국‘에 잘못 발을 들여놓았다가는 중독돼 돌아갈 수 없게 될 것 같았다.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엑소의 첫번째 단독 콘서트 ‘엑소 프롬 엑소플래닛 #1:더 로스트 플래닛’(EXO FROM. EXOPLANET #1 -THE LOST PLANET-)은 크리스가 빠진 11명의 단체공연과 개별공연을 감상하면서 뒤에서 비디오아트처럼 펼쳐지는 대형스크린을 번갈아 보면 바로 중독됨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엑소 행성에서 온 11명의 멤버들은 드럼, 피아노, 춤, 노래, 무술 등을 선보인 개인무대와 11명 전체의 무대, 또 ‘엑소-K’(수호·카이·백현·디오·찬열·세훈)과 ‘엑소-M’(레이·루한·타오·첸·시우민)의 무대를 통해 엑소의 저력을 선보였다.

특히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개인무대를 보면서 멤버 11명이 모두 ‘도민준’ 같이 지구밖 행성에서 온 귀엽고, 멋있고, 깜찍한 존재임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 ‘별에서 온 그대’에 나온 완벽한 외계인 도민준(김수현)이 아시아권에서 잘 먹히는데, 엑소는 데뷔때부터 이미 외계인 행성에서 온 존재라는 컨셉을 팀명에서 드러냈던 것이다.

도민준은 인간의 타액을 받아들이면 극심하게 앓는다는 약점 외에는 순간이동 같은 초능력을 갖추고 있다. 엑소 멤버들도 저마다 재주를 한껏 뽐냈는데, 멤버들이 하나같이 ‘팬‘(관객)들만 생각하면 울보가 된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재미있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크리스가 빠져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11명이 “위 아 원”을 외친 후, 디오가 “엑소는 지금부터 시작이다”라고 말했을 때, 팬들이 환호로 답례해주는 모습에 뭉클해짐을 느낄 수있었다.

엑소는 데뷔후 한동안 뜨지 못했다. 기자는 SM도 안되는 팀이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음원의 시대에 음반을 100만장이나 팔아치우는 현존 대세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엑소가 아무리 팬덤이 강하다 해도, ‘으르렁‘으로 완벽한 대중성을 확보했다 해도 엑소만의 뚜렷한 색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귀엽고 어린 남자 아이돌 그룹이상의 그 무엇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단독공연을 보면서 “엑소란 이것이다”라는 점을 각인시켜 준 것은 공연의 큰 성과라 할 수 있겠다.

엑소는 SM의 정체성이랄 수 있는 SMP를 유지하면서도 점점 더 세련되고, 좀 더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판타지, 뜬금 없는 동화 같은 판타지가 아니라 요즘 대중들의 트렌드와 기호를 약간 앞서가며 보여주고 있는, 말하자면 현실에 제법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판타지로 팬들의 흡인력과 호소력를 높이고 있다. 그래서 엑소팬은 10대 여성만이 아닌 30~40대 여성과 남자들에게까지로 확장될 수 있는 것이다.

엑소의 노래들은 대부분 해외 작곡가들과 국내 작곡가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작업방식을 택하고 있는데, 판타지와 현실이 점점 더 잘 어우러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공연의 완성도는 높았다. 체조경기장이라는 공간을 최대한 넓게 사용하고, 빨간 천을 공기로 부양시켜 자유자재로 움직이게 하는 것 또한 몽환적이고, 예술적인 느낌이 나게 했다. 공연중 그들의 토크는 능숙하지 않고 풋내가 나는, 심지어 오글거리기도 하는 멘트도 있었다. 하지만 기계적으로 능숙하게 넘어가는 토크가 아니라 레이가 “이수만 회장님과 밥먹었다”고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등 뜬금없고 기획되지 않는 멘트가 오히려 더 귀엽고 자연스러웠다.

엑소가 마지막 곡으로 최근 나온 미니앨범 2집 타이틀곡 ‘중독(Overdose)’을 부른 것은 큰 반향을일으키고 큰 사랑을 받았던 ‘으르렁‘ 이후 그들이 가려는 방향을 드러낸 자신감이었다. 앙콜곡으로 정규 1집 타이틀곡 ‘늑대와 미녀(Wolf)’와 정규 1집 리패키지 타이틀곡 ‘으르렁’, 정규 1집 리패키지 수록곡 ‘럭키‘를 부르며 마무리했다.

엑소의 무대에는 강한 비트와 화려한 퍼포먼스, 판타지, 귀여운 스웨그(건들거림) 등 웬만한 건 다 있다. 그러면서도 엑소만의 개성이 확실하게 녹아져있다. 오는 6월 1일~2일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 아레나에서 펼져질 홍콩 공연과 이어지는 아시아 콘서트 투어는 엄청난 반응을 몰고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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